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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3월, 2012

금요일 밤부터 아프기 시작해 주말 내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주말이었다. 오늘 일까지 땡땡이치고 푹 쉬고 나니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든다.

처음엔 그냥 알러진줄 알았는데 감기였나보다. 아니,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태껏 이런 식으로 알러지를 겪어보진 않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도 겪는다고 한다. 열나고, 편도선 붓고, 코 막히고, 힘 없고. 이틀만에 휴지 두루마기 하나가 비닐 봉지속으로 들어가 산처럼 쌓이는 동안 내 코 밑은 빨갛게 부어 올랐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아파보는것 같다.

오늘 저녁은 남편이 끓여준 나가사키 짬뽕으로 때웠다. 난 그거 처음 먹어보는데 좀 맵긴 맵나보다. 난 지금 아무 맛도 못 느끼는 상태라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냥 주니까 먹었는데, 먹는 도중 땀이 약간 난걸 보면 좀 매운맛인긴 한가 보다. 나중에 입맛이 돌아와서 먹어보면 무슨 맛일까 궁금하다.

뭘 먹어도 아무 맛도 못 느끼는 지금의 상태가 좀 재미있긴 하다. 낮엔 약을 먹기 위해서 밥을 조금이라도 먹었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있는 반찬들과 조금 먹었다. 밥. 오징어채. 두부조림. 총각무. 그리고 김. 밥은 현미가 섞여서 약간의 씹는 맛이, 오징어채는 좀 질긴 맛이, 두부조림은 좀 부드러운 맛이, 총각무는 아삭아삭한 맛이, 김은 바삭바삭한 맛이 났다. 그렇게 먹다가 중간부터는 그 맛들을 상상하며 먹었다. 그리고는 맛을 상상하면서 먹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혼자 조금 웃었다.

내 착한 남편은 내가 아픈동안 빨래, 청소, 식사, 설겆이 등등 집안 일들을 다 해치웠다. 거기다가 내 심부름들도 군말없이 다 해주었다. 물좀 갔다달라, 약좀 갔다달라, 뜨거운 티가 마시고 싶네, 차가운 오렌지쥬스가 마시고 싶네, 춥네, 덥네… 그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니까 괜히 응석을 부리고 싶어서 더 부려 먹은것 같기도 하다. 웃긴건 그가 내게 이불을 덮혀주고, 양말을 신겨주고, 중강중간 뽀뽀를 해주고 갈때면 어렸을때 엄마한테 느꼈건 무언가를 느낀다는거다. 원래 울 집에서는 누가 아프면 그냥 자게 놔두고, 약 필요하냐 정도만 물어볼뿐 서로 서로 크게 신경을 안썼거든. 내가 아아주 어렸을때라면 모를까, 왠만큼 큰 이후로는 울 엄마도 나 아플때 이렇게는 안해준것 같은데. 암튼 그렇게 내 남편에게서 엄마의 향기가 난다… 라고 쓰고 나니 더 웃기네. 풉.

혼자 이렇게 블로그에 뭘 쓰면서 키득키득 웃는걸보니 이젠 다 낫나보다. 이젠 엄살타임도 끝난듯. 은근히 아쉽네. 쩝.

내일은 다시 일을 나가서 내가 없는 동안 울 회사가 망했는지 안 망했는지 확인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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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칠수 없는 어젯밤 꿈 이야기. 내 원 참 기가 막혀서. 왜 그런 꿈을 꿨을까. 내 이거 참. 허허허.

그러니깐… 다는 기억이 안나고… 기억 나는것만 쓰자면…

거 왜, 매튜 맥커너히라고 아실랑가 모르겠네. A Time to Kill 이라는 영화에 변호사로 나왔던. 그 후덥지근한 미시시피의 습기때문에 땀으로 흠뻑 젖은 셔츠를 입고 열심히 변호하는 모습이 굉장히 섹시해보였던. 그러나 실제로는 성격이 대따 드러울것같아 굳이 개인적으로 알고 싶지는 않은.

내가 어젯밤 그와 아주 찌인한 연애를 했소이다. 음하하하.

난 무슨 크고 호화로운 호텔앞을 걍 걸어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 호텔에서 왠 모델같은 여자와 걸어나오던 그가 갑자기 한눈에 나한테 반해서 그 여자를 내팽개치고 날 쫓아 왔다는 말쌈. 그리고는 그는 아주 숙련된 제비처럼 천연덕스럽고 능글능글한 모습으로 날 꼬셨단 말쌈. 그리고 중요한건 내가 거기에 너무 쉽게 넘어갔던 말쌈! 그리고 곧 우린 호텔로 들어가 완전 19금 영화를 찍었단 말쌈! OTL

내 사실 이런 거시기한 꿈은 지금까지 딱 두번 꿔봤는데, 한번은 끔찍하게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였고 (아아아악!!!), 또 한번은 이름은 잘 모르겠고 얼굴만 아는 왠 한국 중년 남자배우 아저씨였는데 (아아아악!!!), 중요한 순간엔 물레방아가 돌거나, 대나무숲이 바람에 막 흔들리거나, 까마귀때가 까악까악 하며 하늘로 날아 오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대충 대충 잘 넘어가 줬었다. 그런데 이번껀 와… 나는야 A급 에로배우. 훗훗. OTL

암튼, 꿈에서도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한 상태였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난 후에 밀려오는 온갖 감정들때문에 정신을 못차렸었는데… 그랬었는데…

내가 또 바람을 폈음! 다른 남자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해리슨 포드였던것 같음). 그리고 그걸 매튜님한테 틀켰음! 아아아악!!!

내가 그 해리슨 포드같던 남자와 한 방에 있긴 있었는데, 난 왠 탁자에 앉아 뭔가를 쓰고 있었고 그때 매튜님이 등장. 꿈에서 난 이 해리슨 포드같은 남자와는 찐한 연애는 하지 않았는데, 내용상으로는 난 그와도 그렇고 그런 사이였음. 왜냐. 매튜님이 나에 대한 집착와 집요함으로 CSI를 넘나드는 추격전 끝에 나의 바람피는 장면을 잡은 거였거덩. 그리고 그는 지금 완전 화났거덩.

아… 그때의 내 심정이란… (먼산)

이건 이미 미안하단 말로는 수숩이 안된다는걸 직감적으로 깨운친 나. 허망함에 차라리 웃고 있는데 그가 오히려 질질 짜며 날 용서해 주겠네, 난 아직도 널 사랑하네, 어쩌고 저쩌고.그리고는 난 다시 그와 호텔방으로 돌아와 저번보다 더 찌인한 19금 영화를 찍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OTL

꿈에서 깬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한참을 멍하니 누워 있었다. 옆을 보니 밤새 신나게 코를 골던 남편은 출근하고 없고. 이 꿈 꾸는 동안 계속 죄책감으로 날 힘들게 했으나 한번도 꿈에는 안 나와준 그가 야속할 뿐이고. (사실 안나온게 다행인것 같기도?) 한참을 멍하니 있자니 결국엔 헛웃음만 나올 뿐이고.

일터에서 나탈리에게 이 꿈 얘기를 해줬을때 그녀는 환호와 함께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는 내가 쟈니 뎁을 배신했다는 아주 가슴 아픈 소견을 남겨주었다.

집에 온 남편에게 이 꿈 얘기를 해줬을때 그는 이야기 내내 자신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궁금해했다.

난 그냥 하루종일 헛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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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집에 혼자 있다. 혼자 있은지 거의 2주가 되간다.

남편은 지금 한국에 있다. 작년 말쯤, 예전부터 관심있어 하던 분야에 자리가 나서 레주메를 넣었고, 3주전 한국에 있는 사장이 와서 미국에 와서 인터뷰를 보더니, 일주일 후 한국에 2주동안 트레이닝같은거 받으러 갔다. 일들이 얼마나 후딱후딱 일어났는지 난 한국에 들려보낼 선물들도 차마 준비를 못했다. 당연히! 시댁이 신경쓰인다. 흑흑.

그는 아주 예전부터 이 일을 하고싶어 했기에 봉급이 크지도 않음에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갔다. 그는 봉급때문에 (불쌍하게도) 내 눈치를 좀 봤었는데, 난 아주 쿨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하라고 했다. (나란 녀자, 멋있는 녀자. 음하하하). 그는 내가 쪼오끔 질투심이 날 정도로 신나했는데, 난 그가 원하던 일을 하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솔직히 좀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느낀다. 좋겠다 씨. 그토록 하고 싶던일 하게 되서. 쳇. (나란 녀자, 뒷끝있는 녀자. ㅠㅠ)

암튼 그래서 난 그가 없는동안 오랜만에 폭풍 블로깅도 하고, 2011년도 서류정리들도 싹 하고, 봄맞이 옷장 정리도 좀 하고, 아직도 못끝내고 있는 아주 심플한 십자수도 끝내고, 코트에 떨어진 단추도 달고, 뭐 그렇게 나름 계획이 대따 많았었다. 그랬었었다. 약 2주전에는.

그대신 난 한편당 대충 2시간쯤 되는, 모두 합해 6편인, “고대의 외계인 (Ancient Aliens)”이란 긴 다큐멘타리를 봤고, 외계인들과 고대 인간문명의 관계에 푹 빠져 일주일을 보냈다. 난 어렸을때부터 외계인들이 있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와… 사실 외계인들은 예전부터 있었대. 고대때부터. 전 세계에 있는 각종 고대 문명들은 외계인들에게서 기술을 도움받아 만든거래. 다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도 똑같이 만들려고 하면 택도 없대. 진짜래. 어머나 어머나.

그렇게 첫 주를 보낸후 요번주는 진화론에 관한 다큐들을 찾아 보느라 바빴다. 흠… 역시 설명이 안되는게 너무 많아. 근데 난 왜 네안데르탈 발음할때 자꾸 발음이 꼬일까.. 흠…

그렇게 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란 아주 심오한 토픽에 푹 빠져 시간이 어찌 가는지도 모른체 2주를 보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하… 아무것도 못했네. 남편은 벌써 토요일 아침에 오는데. 셰뜨.

하지만 내가 그렇게 심오한 토픽에 빠져 있느라 그의 빈자리도 못느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 놉 놉. 손가락 까딱까딱.

난 지금 2주동안 빨래를 안했는데, 방금 샤워하고 마지막 빤쓰를 입으며 빨래담당인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쓰레기는 냄새때문에 몇번 내가 직접 버리러 갔어야 했는데, 쓰레기 담당인 그가 어서 와서 나대신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또 몇일전엔 큰 거미 한마리를 내가! 직접! 죽여야 했다. 그 충격으로 난 그 후 몇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벌레라도 젠틀한 손으로 살짝 집어 창문 밖으로 내보내주는 멋있는 그를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데! (우리 남편, 벌레 잡아줄땐 세상에서 제에일 멋있는 남자로 변신함)

그는 한국에 가면서 빨래는 자기가 와서 할테니 하지 말라 했고, 너무 늦은 밤엔 쓰레기 버리러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갔다. 남한텐 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데 나한텐 참 자상한 남자다. 어젯밤에 잘려고 누웠을땐, 옆에서 시끄럽게 코고는 사람도 없고 침대도 혼자 다 써도 되니 나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갑자기 그게 생각이 났을까. 저번달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자다가 깬적이 있는데, 진짜 앗 소리도 못하고 혼자 진땀흘리며 끙끙댈 정도로 아팠었는데, 내가 신음 비슷한 소리로 겨우 겨우 그를 불러서 약좀 갔다 달라고 했을때, 그는 잠이 아직 안 깨 정신없는 얼굴과 심하게 뻗친 머리를 한채로 침대에서 총알처럼 뛰어나가 나에게 약과 물을 갔다줬었다. 그때 그의 얼굴은 나에겐 안 잊혀지는 얼굴이다. 아직도 생생하네. 허허허.

빨리 와라 울 남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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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한국에는 9월에 다녀왔죠. 그리고 지금은 3월이라죠. 그러니깐 이게 지금 6개월 전 사진이란 말이죠. 엄…

암튼, 사진 제에에에일 잘나온걸로 하나 엄선해서 올린다고 했었는데, 이건 뭐, 암만 눈씻고 찾아봐도 올릴만할게 없네요.  이게 그나마 제일 날씬하게 자연스럽게 나왔다고나 할까요.

3월이다보니 벌써 알러지 시작인가요. 왜 이리 자꾸 눈에서 눈물이… 훌쩍.

이번 사진은 좀 소심하니 작게 올려보아요. 감히 크게 해서 올릴 배짱은 없네요.

암튼 저 약속 지켰습니다? 그럼 이제 사진 보세요. 아 챙피해.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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