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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2월, 2010

내가 그림좀 그려보겠다고 스케치북이랑 연필이랑 사왔더니 다들 뭔가 기대하는 분위기? 에이. 그러지 마요. 난 분명히 말했다, 그림의 그자도 모르는 초짜라고. 여기에서 확실히 밝히는데, 내가 잠수님께서 받은 인스퍼레이션이라 함은, 걍 대충대충 그리는것 같은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잠수님 메롱!), 누구나 다 그림을 그릴수 있다는 것과, 완벽하게 잘 그리지 않아도 그림그리기를 즐길수 있다는 것과, 그림 그리기가 그리 힘든일만은 아니라는걸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스케치북 하나 사다놓고 몇개 끄적거리다가 관둔적이 있는데, 그건 내가 약간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는데다가 내가 하는건 모든지 잘 하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욕심은 많은데 실력은 안되니 재미가 없을수밖에.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잘 안그려도 된다는걸 깨닭은것 같다. 그래서 그냥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거 그릴려구. 그게 바로 취미생활 아니겠나. 헤헤. (암튼 말은 잘해요. 쯧쯧)

그리하야… 오늘 어제의 계획대로 그림을 그려봤다. 잠깐 연필들에 대해 예기하자면, 호기심에 다 써보았는데 차이가 있긴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이 딱딱하고 안 진한 H 연필들은 잘 이용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B 연필들을 많이 썼는데, 결론적으로 보자면 걍 4B 연필 하나 하고 B 연필 하나만 있으면 될듯. 샤프도 잘 이용하면 좋을것 같다. 난 흑백의 조화만으로 그린 그림들의 느낌을 참 좋아하는데, 내가 직접 연필로만 그려보니, 연필가루가 손에 묻어서 그림에 의도치않게 번지는건 싫었고, 또 생각보다 명암을 표현하는게 힘들었다. 그나마 어제 사온 지우개가 너어무 잘 지워지는 지우개라 아주 흡족했다. 진짜 잘샀어. 그거 없었으면 어찌했을꼬.

뭘 그려볼까 방을 또 휙 둘러보니 눈에 띄던 일본 목각인형. 보통 꽃병에 꽃혀있는 예쁜 꽃같은거 그리던데 내 집에 그런게 있을리가 없지. 이 인형은 친구가 일본갔다가 내 선물로 사들고온 인형이다. 내가 펭귄놈에게 새미란 이름을 지어줬듯이 이 인형의 이름은 미야꼬다. 몰라, 그냥 그때 그 이름이 생각났었어. 이 미야꼬는 색깔이 알록달록한게 참 예쁜 인형인데 연필로만 색깔을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나름 빛의 각도같은것도 표현하고 싶었는데 인형 색깔의 명암과 빛의 명암을 같이 표현할려다보니 실력부족으로 요렇게밖에는 안나왔다. 그래도 함 올려본다. 걍 다들 웃으시라고.       

이거 다 그리고나니 하나 더 그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또 뭐 그릴만한게 있나 하고 휙 둘러보니 향수병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거랑 걍 옆에 있던 화장품 몇개 집어다놓고 그렸다 (이렇게 내 살림살이가 하나 둘씩 블로그에 올려지는구나…). 이래뵈도 나름 중심이 잡히게끔 배열했다오. 오른쪽 향수병 옆으로 살짝 돌려놓은거 보여? 이래뵈도 일.부.러 그렇게 한거라구. 브랜드 이름들은 걍 생략하기로 결정. 돈도 안받고 광고해주긴 싫으니까. ㅋ

그렇게 오늘 나의 그림그리기는 나름 성공적으로 끝났다. 비슷하게 나온것 같아서 내 자신은 만족하고 있다 (명암 표현만 빼고!). 참고로 이거 두개 그리는데 시간 많이 안걸렸다. 낮에 티비를 켜보니 한 체널에서 오늘 스티븐 킹 영화들을 마라톤으로 방영하는중. 그래서 영화 하나 시작할때 그리기 시작했다가 끝날때쯤에 나도 다 그렸다. 중간에 밥도 먹고 빨래하느라 왔다갔다 하기도 하면서. 정지된 사물 그리는건 생각보다 안 어려웠다. 관심 있는 분들은 나처럼 함 해보시길. 나에겐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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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집에서 영화보며 뒹굴거리다가 (4편 봤음), 오늘 드디어 집밖으로 나갔다. 원래는 일요일까지 뒹굴거리는 모드로 있을려고 했는데, 어제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오랜만의 백조생활은 날 벌써 답답하게 만들었다. 요즘 일하기 싫다고 징징대고있는 나지만… 그래도 일이 있다는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휴. 지겹도록 내리던 눈은 드디어 멈추었고, 밖을 보니 날씨가 많이 풀린듯했다. 오랜만에 샤핑이나 할까 하고 밖에 나가 차에 쌓인 눈을 열심히 치우는데 부츠 안까지 눈이 막 들어왔다. 이제 눈은 그만 좀 왔으면 좋겠어. 봄이 오면 뭔가 좀 바뀌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바램이 드네.

샤핑몰로 가던중에 Michaels 란 가계가 눈에 띄었다. Hobby Lobby 와 함께 미국에선 취미생활 용품 파는데로 유명한 가계다. 이곳에 가면 정말 별의별게 다 있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수는 없지만, 아무튼 손으로 무언가 만들고 싶다면 이곳에 가면 필요한건 다 있다. 난 갑자기 스케치북을 사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잠깐 들리기로 했다. 전에 그림을 그려봤는데, 그냥 일하는데서 쓰는 노란색 줄쳐진 종이에다가 샤프로 그렸거든. 근데 왠지 스키치북을 사서 그리면 더 잘그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구. 흠. 알어 알어, 그런다고 더 잘 그리는건 아니라는거. 결국 잠깐만 들리려던 그 가계는 내 발목을 두시간 동안이나 붙잡았고, 힘이 빠진 나는 샤핑몰도 안가고 그냥 집에 돌와왔다. 하긴, 내가 이 가계 들어가서 두시간 전에 나온 역사가 없다! 밑은 내가 오늘 사온 몇가지 물건들.

위에 보이는것이 내가 산 스케치북. 앞에 있는 빨간통에 있는것은 지나가다가 맞아본 향기가 좋아서 얼떨결에 사온 초. 사진상 발랜스좀 맞춰볼려고 걍 끼워서 찍었다. 자. 내가 이 포스팅을 쓰는 진짜 이유인 이 연필들. 나 오늘 괜히 두시간 동안이나 거기서 있다 온게 아니다. 난 그래도 오늘 나름대로 많은걸 배워왔다오.

자, 이 연필들로 말할것 같으면, 우선은 스케치북을 고르다가 옆에 있길래 샤프보다는 날것 같아서 별 생각없이 집어든 연필입니다. 원래 두개짜리 들은게 있어서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가만히 보니 B라고 써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들은건 있어가지구, 그게, 그림 그리는 연필은 2B나 4B 쓰는게 아니였나? 하고는 옆에 좌르륵 걸려있는 연필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런데 너무 종류가 많은겁니다. 그렇게 종류가 많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나의 연필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오늘 배운바에 의하면 연필은 8B, 7B, 6B, 5B, 4B, 3B, 2B, B, HB, F, H, 2H, 3H, 4H, 5H, 6H, 7H, 8H 의 종류들이 있습니다. B의 숫자가 커질수록 연필심이 부드럽고 진하구요, H의 숫자가 커질수록 심이 딱딱하고 안 진합니다. 그 차이가 얼마나 날지는 안써봐서 모르겠네요. 전 오늘 이것을 연필들이 들어있는 페케지들의 뒤를 하나 하나 읽으면서 배웠습니다. 이래서 모르면 고생하는거지요. 또 Paper Stump 란게 있는데요, 생긴거는 걍 종이로 만든 연필처럼 생겼는데요, 진한 연필로 그린다음에 그 선들을 문지름으로서 연필자국을 없애는 물건입니다. 전 이것도 오늘 처음 본 물건입니다. 전 필요하면 걍 손으로 문지를 생각이라 안샀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배우고 난 뒤엔 살 연필들을 고르느라 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림의 그자도 모르면서 자꾸 욕심이 생겨서 고르기가 힘이 들더라구요. 제가 결국 산거는 연필깎이가 보너스로 들어오는 펙케지 입니다. 네, 연필깎기에 넘어갔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힘든 결정을 내렸는데, 옆에 무슨 “정지된 사물 그리기”에 대한 책이 있더라구요. 전 그집에서 책도 파는지는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잠깐 들여다 봤는데, 세상에, 숯으로 그린 그림들이 있는데 느낌이 많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또 한참동안 좌르륵 걸려있는 숯들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많이 갔습니다. 결국 욕심부리지 말자, 욕심부리지 말자, 네가 무슨 숯이냐, 지금은 걍 연필들만 사자, 그렇게 자신을 달래고 카운터로 가서 돈내고 나왔습니다. 결국 써보고 나니 연필에 대해 배운것 보다는 내 자신의 욕심과 싸우느라 시간이 많이 간거였군요. 흠.

그렇게 난 오늘 그림도구를 사왔다. 잘 지워지는 지우개까지 하나 사오고. 이렇게 난 그림그리기 준비 완성. 구상해 놓은게 지금 두개 있고 전에 그린 그림들을 다시 잘 그려보고 싶지만, 워낙 기초가 없으니 오늘 책에서 본대로 정지된 사물이나 먼저 그려볼까 한다. 뭐, 정지된 거라도 똑바로 그려야 내 머리속에 있는걸 그릴수 있지 않겠어? 내일 낮에 하나 그려보기로 결정한 나는 지금 내 그림도구들을 보며 약간은 들뜬, 약간은 걱정되는 기분이다. 이 연필들이 날 좀 도와줘야 될텐데. 나 잘 못그리면 다 연장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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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부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늘 하루종일 계속 눈이 왔다. 저번처럼 회사까지 갔다가 허탕치고 돌아오는 일이 없게끔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전화로 확인해 봤는데, 아니다 다를까… 오늘 울 회사 쉰댄다. 크. 역시 울 회사답다. 님 좀 짱인듯? (오늘 한국티비 보다가 배웠음) 눈이 펑펑 내리니 밖에 나가기는 귀찮고, 나의 선견지명으로 어제 먹을것도 잔뜩 사다놓은 뒤라, 오늘은 하루종일 책보고 영화보는 호화로운 날을 보냈다. 하긴, 이대로 가다간 난 일요일까지 이렇게 집에서 한발자국도 안나가며 지낼수도 있다. ㅋ   

본론으로 넘어가서… 오늘 “500일의 썸머”란 영화를 보았다 (원제: 500 Days of Summer). 요즘 참 세상도 좋아졌지. 영화관 가거나 DVD 빌리러 갈 필요도 없이 $4.50 이면 집에서 편하게 볼수 있으니. 영화는 아주 깔끔하면서도 재미있고 귀엽게 만들었다. 오버하지도 않았고 적당히 절제했는데, 은근히 사람을 막 울렸다 웃겼다 한다. 이제 이 영화는 “One Fine Day”와 “When Harry met Sally”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로멘틱 코메디 영화 리스트에 올라갔다. 하나 사놓고 가끔 보면 좋을것 같다.

남자 주인공인 Joseph Leonard Gordon-Levitt 은 내가 전에 많이 좋아하던 “3rd Rock from the Sun” 이란 시트콤에 나오던 배우다. “Seinfeld”와 그 시트콤은 정말 안빼놓고 다 본것 같다. 거기선 어린 Tommy Solomon으로 나오던 배우인데 이렇게 다 큰 멋진 남자가 되있다니. 어우 예뻐라. 여자 주인공인 Zooey Deschanel 은 “엘프”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온 여배우다. 참 귀여운 여자인것 같다. 각각 맡은 역에 잘 어울리는것 같아 보기가 참 좋았다.

난 톰도 이해가 되고 썸머도 이해가 된다. 톰도 되어봤고 썸머도 되어봤다. 여기서 내 경험을 길게 쓰고 싶지는 않다.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감정이 어땠는지 다 알테니. 뭐,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다. 세상 모든 관계가 다 해피엔딩 일수만은 없으니까. 그냥… 한 사랑이 끝나고, 그 다음 꼭 따라오게 되있는 괴로운 시간도 다 지나가고 나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결국 자기 자신의 발전에 힘쓰게 되는것이 연애 싸이클의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전혀 뜻밖의 상황에서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렇게 또 다시 새로운 싸이클을 시작하게 될테니. 전 사람들의 일부분들은 이젠 자신의 일부분이 되어있고, 괴로움뒤에 남은 다른 이에 대한 이해심과 사랑하는 법은, 그렇게 또 새로운 사람에게로 전달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드디어 제 짝을 만날 날도 오겠지. 그래서 연애란 다가올 괴로움을 감한하고서라도 용감해야 하는거고 살짝 미쳐야 되는듯. 그런데 난 왜이리 아직도 겁만 나는지 모르겠다…

아. 갑자기 또 속이 헛헛하네. 가서 냉장고나 다시 한번 열어봐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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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이란 영화를 보았다 (원제: Nine). 난 원래 뮤지컬이면 뮤지컬, 영화면 영화, 이렇게 확실한게 좋지만, 몇개의 뮤지컬 영화를 보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뮤지컬이 사람을 확 빠져들게 만드는게 있다면, 영화는 뮤지컬에서는 못보여주는 작은 디테일들을 보여줄수 있는것 같다. “시카고” 를 비교해 봤을때에도 분명 뮤지컬과 영화는 그 느낌이 달랐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점점 잡식성이 되어가고 있다. ㅋ

이 영화는 우선 브로드웨이 쇼를 영화하 한거고, “시카고”를 만든 Rob Marshall 감독이 만들었다. 캐스팅 또한 대따 화려한 영화다. 남자 주연은 Daniel Day-Lewis고, 그를 사랑하는 많은 여자들로는… 우선 엄마로는 Sophia Loren, 와이프로는 Marion Cotillard, 정부로는 Penelope Cruz, 친구로는 Judi Dench, 이 남자를 사랑하는 여배우로는 Nicole Kidman, 이 남자를 꼬시려는 여기자로는 Kate Hudson, 창녀로는 Fergi가 나온다. 흠. 한명도 안빼놓고 다 쓴것 같애. 내용은 그니까네… 남자 주인공인 Guido는 재능있는 이탈리안인으로서 엄청 유명한 영화감독인데, 이 남자가 “Italia” 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그게 그 남자의 아홉번째 작품이므로 이 영화 제목이 Nine 이다. 아무튼 중년의 그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의 혼란스러움을 겪고있는 중인데, 거기다가 영화 내용을 뭘로 할지도 몰라 힘들어 한다. 그런 그를 지켜보는 일곱명의 여자들의 각자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보여지는게 이 영화의 뽀인뜨라 하겠다. 언제나처럼 짧은 줄거리지만 이만하면 설명할건 다 한것 같애. ㅋ

이 영화는 남자의 속마음 보다는 여자들의 속마음을 노래들로 표현한거라, 여자인 나는 아무래도 남자들보다는 더 개인적으로 보지 않았나 싶다. 아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엄마나, 여자지만 좋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친구나, 어린 Guido에게 성적 호기심을 채워준 창녀나, 이 남자를 꼬시려하는 여기자의 예기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세명, 그러니까, 그의 와이프와, 정부와, 여배우의 노래들은 난 참 가슴아프게 들었다. 와이프는 자신의 남편이 영화만든다고 꿈세계에 살며 다른 여자들과 바람피고 돌아다니는걸 다 알면서도 묵묵히 기다려준 여자다. 그러다가 남편이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그녀에겐 굉장히 소중했던, 어떤 행동을 잘 모르는 신인 여배우에게 하는걸 보고는 드디어 돌아서게 된다. 그녀가 느꼈을 날카로운 상처와 허무감은 내 자신의 옛기억과 더불어져서 난 가슴이 많이 아팠고 잠깐 눈물이 나온것 같기도 하다. 에이 씨. 또 그 정부는 어떠한가. 남편도 있는 정부지만 와이프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므로 아파하는 그녀 또한 참 안타깝다. 정부도 여자라오. 감독과는 그냥 감독과 여배우로서의 관계만 지키면서도 항상 그를 사랑했던 여배우. 그녀의 노래를 들을때는 난 담배를 피워야 했다. 남자도 사람인지라 사랑과 이별은 아프겠지만, 내 생각엔 남자는 절.대. 여자 마음을 모른다. 알려고 하지도 마. 모르는건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걍 여자한테 잘들좀 하세요, 제발 쫌!

오케이. 진정좀 하고. 휴. 아무튼 그밖에도 이 영화는 볼거리가 참 많은 영화다. 우선 여자들이 많이 나오고 사랑이 주제인 영화다보니 전체적으로 좀 센슈얼하다. 쇼는 화려하고 정열적이다. 뮤지컬을 바로 앞에서 보는 느낌도 가끔 난다. 아마도 무대쪽에서 관객이 나오게 잡는 카메라의 엥글때문인지도. 난 Penelope Cruz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영화에서 보여준 야한 정부의 모습은 좀 놀라워하며 봤다. Nicole Kidman은 짧게 나왔지만 역시 우아했고 눈빛연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 007 영화에 맨날 나오는 Judi Dench 아줌마의 노래 솜씨도 볼만했다.

나 요즘 왜이리 여자들이 예뻐보이고 좋아지는지 모르겠네. 나의 정체성을 함 의심해봐야 하는건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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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꼭 들어야 하는 수업들중에 Multi-cultural Diversity 라는 수업이 있었다. 우리 학교만 그랬는지 아님 미국 전체적으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름만 들어도 딱 교양 과목인 이 수업은 우리 학교를 졸업할려면 꼭 들어야 되는 mandatory 수업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학교를 오랫동안 다닌 나는, 졸업전 마지막 일년은 15에서 18학점을 들으며 지겨웠던 학생생활을 끝낼려고 서두르던 때였다. 그땐 수업들이 다 전공 과목이고, 시험에, 퀴즈에, 맨날 숙제 해와라, paper 써와라, 팀 만들어서 이것 저것 해와라 하던 때라, 이렇게 거저 먹는 수업은 땡큐였다.

이 수업은 도데체 뭘 가르칠려나… 그렇게 약간은 궁금해하며 어슬렁 어슬렁 교실을 찾아 들어갔다 (난 분명 그때도 야구모자에 후디에 힙합청바지 차림이었을꺼야). 그러고는 내가 좋아하는 약간은 왼쪽의, 약간은 앞쪽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곧이서 좀 나이가 있는 미국 여자 교수님이 들어왔는데, 딱 교양과목 가르치게 생긴, 그러니깐, 좀 착해보이고 점수도 잘 줄것같은 그런 교수님이었다. 요런건 또 눈치 하나는 대따 빠르지. 헤헤.

아. 혼자 옛생각에 젖어 서론이 길다! 아무튼 그렇게 수업은 시작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수업이 무엇에 관한거였고 하니, 동양인들의 문화와 서양인들의 문화를 비교해서 가르쳐줬고, 왜 인종차별을 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토론했으며, 왜 동성연애자들을 증오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다. 이 수업의 목표는 이런 저런 문화를 배우고 이해함으로서, discrimination 같은 무식한 짓을 안 저지르는 교양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거라 하겠다. 난 결국 수업에 필요한 책도 안사고 토론에만 끼어들어서 열심히 나불나불대다가 거저로 A를 받았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왜 이런 수업을 내 돈과 내 시간을 들여가며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탄을 했다. 너무 당연한 거잖아. 이거 꼭 누가 알켜줘야 알아?

하지만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멀고도 험한 길! 나도 그때 느낀게 있긴 있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림이 하나 있는데… 동양인의 문화 설명을 위한 그림에는 내가 중심에 원으로 그려져있고,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내 주위에 각각 원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 원들이 내 원과 조금씩 겹쳐있다. 서양인의 문화는 그 원들이 겹쳐지는 부분들이 없이 다 각각 띄어져있고. 그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그림을 보며 난 내 자신의 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도 좀 어려서 한국을 떠나 이나라 저나라에서 살다보니 문화적으로 약간 identity 이슈 있거든. 그런데 그때 미국애들이 그 컨셉을 이해못해 막 질문을 해대던게 기억이 난다. 왜 내가 무슨 결정을 할때 내 주위 사람들을 의식해야 하냐… 라며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들로. 참 내. 그래서 니네가 미국인인거지. 반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나는, 나를 바라보던 모두의 시선때문에, 갑자기 동양인의 대표가 됨과 동시에 나도 잘 알지는 못하는 동양인의 문화에 대해 한참 떠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자기 나라 떠나면 누구나 다 외교관이고 애국자라니깐. ㅋ

그리고 또 난 인종차별이란건 어찌보면 굉장히 본능적으로 당연한 것이란걸 느꼈다. 한국 어르신들도 그런다. 이왕이면 한국놈 만나고, 그 다음은 그래도 동양놈으로, 그 다음은 그래도 백인이나 히스페닉으로. 그리고 흑인은 왠만하면 만나지 말라는. 순서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건 한국 사람과의 피부색깔에서 나는 차이순이다. 어르신들이라 고지식해서 그렇다고는 말할수 없다. 어쩔수 없는거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거부감은. 동양인들이 그러하듯 백인들과 흑인들도 그러하니. 버트! 그 본능적인 거부감을 인정은 하되, 단지 나와 다르게 생기고 피부색깔이 다르다 해서 그 사람을 깔본다거나 미워하지 말라는거다. 그걸 배우라는거지, 그걸. 무식하게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좀 집어치우고 (참고로 난 누가 네나라로 돌아가란 소리를 하면 진짜 반 죽여논다). 혹시나 이 글로벌 시대에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더이상 없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써본다. KKK는 아직도 있다오. 그리고 자기의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항상 피부로 느끼는게 이 인종차별이라오. 대따 드럽고 치사하지만 어쩔수 없다. 그런 무식한 사람들은 무시하며 사는수밖에. 아님 반 죽여놓던가. ㅋ

동성연애자들의 입장도 그렇다. 물론 요즘엔 가짜 동성연애자들이 판을 친다. 그 왜, 성적으로 이것저것 다 해보고 나니 뭔가 다른것에 욕심이 생겨서 그러는 사람들. 하지만 진짜 동성연애자들은 정말 태어났을때부터 그런것 같다. 내가 그것에 대해 paper 를 쓴적이 있는데 (nature vs. nurture) 그때 리서치 많이 했거든. 그때 내가 내린 결정은 유전자 혹은 뇌의 구조 때문이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도 사회적으로 자기네가 어떻게 보이는지 빤히 아는데, 얼마나 힘들겠어, 그렇게 살기가. 그런데 그 사람들보고 인간도 아니라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도데체 얼마나 꽉 막힌 사람들인가? 자신과 달라서 싫다는 마음은 알겠는데, 왜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조차 빼앗겠다고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동성연애자들에게 많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나라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르겠다. 오해는 말길. 나도 나이 먹어가며 젊고 예쁜 여자들이 지나가면 남자들이 여자들 쳐다보듯 예쁘다~ 그러며 헤벌레 쳐다보나… 그래도 난 남자가 좋아효. ㅋ   

오늘 일터에서 인터넷으로 무슨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다. 우리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 받아야 하는 트레이닝이다. 두개를 들어야 했는데, 하나는 sexual harassment에 관한거였고 다른 하나는 discrimination에 관한거였다. 회사에서나, 대학에서나, 이런 것들이 mandaroty 수업이 되야 한다는 사실이 좀 슬프다. 그래도… 안 배우는 것보단 배우는게 낫겠지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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