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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0월, 2010

1. 슈퍼스타K2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허각이 노래하는걸 처음 본 순간부터 난 그가 이기길 바랬었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존박이 이길것 같아 파이널까지 조마조마 했었다. 근데 막상 허각이 이기고 나니 존박이 불쌍하네 그려. 뭐, 그래도 상품가치가 많은 그이기에 누군가가 그를 픽업하겠다만은. 그러니깐,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가 불쌍해할 처지의 그가 아니다만은. 힝. 암튼 나도 나름 편안하게 살아온것 같은 존박 보다는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허각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중에 하나였고, 그래서 그가 기회를 가지게 됐음이 기쁘다만은, 존박 쪽에서 보면 억울할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 잘 만난것도 다 자기 복이거늘, 힘들게 안 살았다고 해서 허각보다 덜 간절했다고는 할수 없으니까. 그나저나 이제 허각은 뜰테고, 점점 방송을 하면서 더 잘생겨 질테고, 좋다고 하는 예쁜 여자들도 주위에 많아질텐데, 이제 겨우 이십대 초반의 그가 지금의 여자친구와 계속 함께 하게 될까나 모르겠네. 이렇게 저는 점점 오지랍 넓은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허허허.

2. 돈.을.주.고.흙.을.샀.다. 내 생전에 돈을 주고 흙을 사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결국 사고야 말았다. 내가 키우는 화초들(이라고 해봤자 달랑 두개지만)이 물도 신경써서 주고, 햇볓도 쒸워주고, 대화를 나눈다거나 쓰다듬어 주는등 별의별 짓을 다했는데도 영 상태가 안좋아서 결국 주말에 흙을 사서 화분을 갈아 줬다. 봉지에 보니 흙을 6개월마다 갈아줘야 한다네. 난 진짜 몰랐다구요. 힝. 암튼 내가 키우는 내 새끼들한테 할만큼은 한것같아 뿌듯해 하던중, 세번을 실패한 케모마일이 생각났다. 씨가 들은 봉지를 들여다보니 이건 뭐, 아직도 열번은 더 시도해봐도 될만큼의 양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영양가 많은 흙도 생겼으니 또 한번 시도를 해보긴 하는데 아, 진짜 요번엔 성공좀 했으면 좋겠다, 쪼옴! 요번에도 안되면 내 이노무 씨가 들은 봉지를 진짜 홱 갖다 버리고 아예 상추씨나 사다가 뿌려서 상추쌈이나 싸먹을꺼야. 그래서 마지막 시도란 생각으로 자아, 도저어어언! (제발제발제발제발…)

3. 무한도전 텔레파시편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내가 무한도전이 재미없다고 하자 지인들이 계속 보면 재미있을꺼라고 해서 꾸준히 보고 있었는데 진짜 계속 보다보니깐 재미있어지네. 암튼 이 텔레파시편은 내가 조아라하는 외계인, 귀신, 꿈, 심리, 뭐 그런쪽에 들어가는 주제이다보니 흥미롭게 봤다. 텔레파시라… 내가 자라면서 계속 받았던 질문. 쌍둥이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나요? 에이, 통하긴 뭘 통해요, 그딴거 엄쓰요. 하지만 한명이 아프면 다른 한명도 아프잖아요? 아, 그거야, 항상 같이 놀고 같은거 먹고 하니까 감기도 같이 걸리고 배탈도 똑같이 나고 하는거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딱 한번 있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여행때, 갸가 눈에서 미끄러져서 절벽(이라긴 좀 뭐하고 경사는 꽤 높았던 곳)에서  미끄러져서 밑으로 굴러가는 좀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내가 갸가 떨어지던 찰나에 뭔지 모를 위험을 감지하고는 그쪽으로 막 달려갔었지. 나도 결국 같은 곳에서 미끄러져서 떨어졌고, 한참 밑쪽에 결국은 멈춰있던 갸에게 더 큰 충격을 주며 멈췄기 때문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상황만 더 악화시켰었지만 말이야. 암튼 그때 내가 느낀 그 뭔지 모를 느낌이 텔레파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생각으로 뭔가 파바박 오는게 아니라 굉장히 본능적이었던것 같은데, 그래서 어쩌면 텔레파시가 아닐수도 있겠다 싶은데, 그럼 텔레파시가 아니라면 도데체 무었이었냐고 물어본다면, 그럼 난 뭐라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 무의식적인 소통? 그럼 그게 결국 텔레파시 아닌가? 그러니깐, 머리위에 손가락으로 안테나를 만들어서 장충체육관으로 와랏, 얍, 받아랏, 그러는게 텔레파시가 아니라, 정형돈이 텍시 안에서 박명수를 봤을때 무심결에 뒤돌아본 박명수의 행동이 텔레파시의 결과가 아니었냐 이말이지. 암튼 무의식의 세계는 참 흥미롭도다.  

4.  일년에 한두번 찾아오는 죽.음.의. 생리통으로 몇일을 끙끙대며 보내고,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강풀의 만화에 푹 빠져서 몇일을 보내고 나니 그새 한주가 지나갔다. 매달 할때마다 아프지만 일년에 한두번씩 느끼는 수퍼울트라캡숑 업그레이드된 아픔을 견딜때마다 망할놈의 이브년이 미워진다. 그러니깐, 왜 쳐먹지 말라는걸  쳐먹어서 이렇게 사람을 고생시키냐고오오! 에효. 그러다가 숨좀 쉴수 있게 됬을때 강풀의 만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어머나 세상에, 이게 한번 시작하니까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멈출수가 없는거야. 최근의 만화부터 시작해서 점점 예전의 작품들로 거슬러 올라가며 봤는데 벌써 처음 두 작품만 남기고 다 봤다. 처음에 친구가 순정만화 어쩌구 저쩌구 할땐 아이구야, 이 나이에 왠놈의 순정만화? 했었는데 왠걸, 예상외로 제일 순정만화다운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제일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봤다. 일터에서 일은 안하고 땡땡이 치며 열심히 보는데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핑 돌아서 쉬면서 읽어야 했다. 일부러 사람을 울릴려고 했다면 그 뻔함에 오히려 감동이 덜 했을텐데 다행이도 강풀의 만화는 그렇지 않어서 고마웠다. 또한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에 깔끔한 그림도 맘에 들었지만 가끔씩 한마디씩 툭 던지는 대사들은 날 놀래켰다. 강풀, 만화 차암 잘 만든다. 아주 대만족 중. 그나저나 지금 하고있는 좀비 만화는 아예 완결 할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작할걸 그랬다. 그거 언제 한편 한편 기다리나. 휴.

5. 아주 버라이어티한 삶을 사는것도 아니면서 몇일 글을 안썼다고 할말은 또 많아서 주절주절.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야 글을 쓸 주제가 생기는게 아니란건 이젠 알겠다. 어쩌면 난 그냥 시시콜콜한 일들에 대해 쓰는것에 대해 조금은 더 편해졌나보다. 내 조잡한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예전보다는 조금은 덜 미안해 하는것 같고. 글을 짧고 깔끔하게 못쓰고 길게 주저리 주저리 쓰는것에 대해선 항상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만은. 스마트폰 생겨서 이젠 전화기로도 블로깅을 할수 있겠다고 신나했는데, 그래서 안드로이드 워드프레스 앺까지 받아놓고 와우 하며 신나했는데, 막상 글을 써보니 전화기로 한타 치는게 시간이 많이 걸려서 글을 짧게 써야겠는데, 이게 이게 또 안되는기라. 그래서 난 할수 없이 여태껏 해왔던대로 밤에 랩탑앞에 앉아 길게, 아주 기일게 글을 쓸랍니다. 그래서 내 스마트폰의 메인 용도는 고스톱을 치기 위함이 되었음을 알려드리며 이만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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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땐 시간이 참 늦게 갔는데, 나이를 먹어 가면서 시간은 점점 빨리 간다. 그러니깐, 시간은 점점 소중해지는 셈이다. 맞지?

그런데 어렸을때는 무엇을 위해 일년이란 시간을 기다린다는건 엄청나게 긴 시간을 기다리는것 같았는데, 나이를 먹어 가면서는 일년쯤 기다리는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깐, 시간은 그리 소중하지 않은 셈이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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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목요일인가 금요일인가… 내 전화기님이 맛탱이가 가 주셨다. 오래 쓰긴 했다. 참고로 난 2년마다 해주는 업그레이드도 마다하고 전화기에 별 이상 없으면 쓰던거 계속 써주는 자타공인 래잍어댑터. 니가 언제부터 그리도 지구의 건강에 대해 걱정했냐 하면 난 할말은 없다만서도, 막상 전화기를 업그레이드 할까 말까 고민할때면, 이상은 없지만 단지 더 좋은 버젼의 전화기들이 나왔기 때문에 버려진 구형 전화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진 모습이 상상이 되곤 한다. 만화영화 Wall-E 의 삭막한 배경이 생각이 나면서. 뭐, 나 하나 이런다고 이 세상이 바뀌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나까지 하기는 싫다. 그리고 아주 솔직히는 전화기에 별 관심이 엄쓰요.

암튼 그런데 내 전화기가 갑자기 챠지가 안되는거야. 배터리가 맛이 갈때는 빨리 닿는다는건 알지만, 이건 챠저를 전화기에서 때는 순간 전화기가 꺼져 버리는 긴급 상황. 잘 되다가 갑자기 이러니 당황했다. 기다리고 있는 중요한 전화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나도 이.래.뵈.도. 현대인이므로 전화기가 없으면 세상과 디스커넥팃된 느낌이 든단 말이지. 그렇게 전화 올데가 많은것도 아니면서. 그래서 그래… 이 전화기도 꽤 오래 썼고, 앞에 액정도 깨졌고, 여태껏 배터리 바꿔가면서 썼는데 오히려 배터리 값이 전화기 값보다 비싸겠다 싶어서 이번 기회에 전화기를 바꾸자고 결심했다.

전화기 옵션들을 봤다. 우선 구형 (난-스마트폰) 전화기들을 봤다. 고를수 있는 옵션이 별로 없을 뿐더러 모델들이 정말 너무 너무 구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울 부모님도 싫어할것 같은 모델들. 그러니깐, 스마트폰으로 하라 이거지. 알았다 알았어. 쳇.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대로 난 스마트폰들을 봤다. 난 계속 Verizon을 쓰기 때문에 지금 대세는 드로이드X와 삼성에서 나온 갤럭시. 이것저것 디스카운트 받고 나서도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150. 헐. 그래서 소심한 짠순이는 다른 스마튼폰들을 보다가 하나 마음에 드는걸 찾게 된다. 안드로이드 베이스의 드로이드와 비슷하게 생긴 전화기. 사실 드로이드고 뭐고 난 별 관심도 없다. 난 그냥 그 전화기가 모토롤라꺼고, 은색이고, 둥글둥글한 모델이 아닌 각이 딱 서는 직사각형이라는게 맘에 드는거지. 공짜는 아니고 $30 내라는데 그래, 내가 그것까지는 낸다 치자. 그런데 스마트폰을 하면 한달에 $30 인터넷 서비스를 내야 한단 말이지. 난 일에서도 인터넷 있고, 집에서도 인터넷 있고, 차에는 네비게이션 있고, 버스나 전철을 타고 다니는 인간도 아니고. 내가 도데체 언제 인터넷을 쓴단 말인가. 이거슨 그 유명하다는 돈지랄?

저번에 아이폰으로 나에게 몇주동안 고민상담하던 친구에게 하루종일 짬짬이 고민상담을 했다. 야, 난 전화기값 $30 내는건 문제가 아닌데 매달 $30 나가는건 싫어. $30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버.리.는. $30이 아깝다고. 징징. 친구는 야, 다들 하는데 그냥 해!  그렇게 하루종일의 고민후, 난 결국 그 스마튼폰을 주문했다.  

중간에 또 한번의 위기가 있었다. 그러니깐, 전화기 도착하던날 갑자기 내 맛간 전화기가 잘 작동하기 시작한거지. 갑자기 새 전화기를 리턴할수도 있다는 옵션이 생기자 소심한 짠순이는 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 신이시여. 절 시험하지 마시옵소서. 결국 그 소심한 짠순이는 새로운 전화기가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액티베이트 시킴으로서 그 옵션을 없애버렸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는 전설이 있다. 아, 이 별것도 아닌걸로 이토록 고민하는 나는 도데체 어떤 인간이란 말인가. (먼산) 

그래서 전화기 맘에 드냐고? 네. 맘에 들어요. 새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던가요. 큼지막하니 예쁜게, 역시 돈이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딱 내가 예상했던 대로예요. 내가 항상 이메일을 체크하거나 인터넷을 봐야 할만큼 바쁘고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보니 인터넷은 별로 쓸일이 없네요.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앱도 몇개 다운 받아서 들여다 봤는데 앗! 하고 맘에 드는건 없어요.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한국말이 되서 좋긴한데 맨날 영어로만 쓰다가 한국말 옵션이 생기니까 좀 힘들어요. 전 역시 옵션이 많으면 안되는 촌년인가봐요. 하지만 스크린이 커서 게임 할맛은 나네요. 오늘 일터에서 너어어무 할일이 없어서 보석게임 다운받아서 좀 하고 놀았거든요. 오랜만에 하니 너무 중독성이 강해서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여느때 같으면 나탈리나 글렌다랑 히히덕 거리며 농담하고 놀텐데, 난 오늘 내 전화기랑 노느라 바빠서 걔네들이랑 별로 말도 안했어요. 나도 이제 사람들과 얘기하는 대신에 혼자 전화기랑 노는 사람들의 대열에 낀건가봐요.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그래서 기분이 좀 안좋아요.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도데체 스마트폰은 왜 필요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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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는 결국 포스팅을 올린 후에 샤워를 하고 나오니, 분명 저녁에 밥을 배터져라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뱃속의 거지님(들)은 만족하지 못한 상황. 이럴땐 쉽게 집어 먹을수 있는 간식같은게 있다면 좋겠다만, 군것질 안하는 내가 그런걸 사 놨을리가 없고, 고기 먹을때도 촌스럽게 꼭 밥이랑 먹어야 되는 나는 오로지 밥으로만 승부하는 진정한 밥순이. 그래서 또 밥을 먹었소. 장조림처럼 나올까봐 조마조마했지만 고맙게도 내 원래 의도대로 나와주신 내가 만든 갈비찜과 말이요. 늦은밤 밥과 갈비찜을 혼자 쳐묵쳐묵하는 나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삼겹살을 먹는다는 누군가와 뭐가 다를까. 아… 하늘은 높고 나의 살들은 무럭무럭 찌…

2. 잔뜩 먹고 나니 배는 부르고 등은 따땃. 오호라 이것이 바로 행복이로오구나아. 그래서 기분이 만땅 좋아진 나는 인터뷰 준비는 개나 줘버려 하고는 무한도전을 봤다. 에허라디야. 내 레주메는 내가 만들었는데 무슨 준비를 또 해야한단 말이오. 이보시오오. 내 배를 째시오오오. 얼쑤. 난 무한도전팀의 사진 촬영을 매우 흥미롭게 본 후, 오랫동안 입지 않아 지금은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는 정장 하나를 꺼내 놓고는, 너무나도 만사태평한 마음으로 얌전히 잠자리에 누워 쿨쿨 자기 시작했다. 푹 자고 일어나보니 오늘 아침. 그렇게 전 오랜만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의 생활을 했습니다. 허허허.

3. 아침 7시 반에 왠일로 상쾌한 기분으로 기상. 30분동안 느긋하게 준비하며 꽃단장까지 마침. 우아하게 모닝커피까지 한잔 타서 홀짝홀짝 마심. 정확히 8시에 운전 시작. 원래 계획은 8시 40분쯤에 도착이었으나 실제 도착 시간은 9시 5분. 참고로 인터뷰는 9시였음. 빌딩 주차장에 주차하고 빌딩에 헐레벌떡 들어갔는데 아… 왠놈의 철벽같은 시큐리티 시스템. 가방 검사도 두번이나 당하고 패스 없다고 사진까지 찍어서 템포라리 패스 만들어줌. 난 지금 인터뷰에 늦어서 똥줄타고 있는데 지네들 할거 다 하면서 날 뺑뺑이 돌림. 왠놈의 엘리베이터도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막상 탈려면 멀리멀리 돌아가서 타야 하는 난해한 구조의 빌딩. 참고로 맨해튼에 이런 구조의 빌딩들이 많음. 결국 돌고 돌아 헉헉대며 도착한 24층. 겨우 숨을 돌리자 마리오라는 사람이 나와 인사하고 악수하고 컨페렌스 룸으로 들어감. 들어가자마자 배시시 웃으며 늦어서 미안하다는 변명으로 인터뷰를 시작함. 시에에에엩. (고급용 한국말 번역: 181818…)    

4. 짬밥이 조금씩 생기면서 인터뷰는 예전의 인터뷰가 아님을 느낀다. 내가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할수 있는 사람이란건 벌써 그쪽도 알고 나도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뷰는 점점 서로에 대한 탐색전이 되어 간다. 오고간 얘기들에 대해 굳이 설명하자면, 그 사람은 회사의 백그라운드를 “대충” 설명해줬고 난 나의 백그라운드를 “대충” 설명해줬고. 그는 내가 무슨 일을 하게 될건지 “대충” 설명해줬고 난 내가 했던 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대충” 설명해줬고. 일에 관한 얘기는 그게 다다. 나머지는 농담과 웃음속에서 오고 가는 개인적이 생각들과 슬쩍슬쩍 내비치는 속마음들. 그리고는 조만간 또 봅시다 인사하고 악수하고 끝. 뭐, 그랬다오. 그리고는 냅따 지금의 일터로 돌아와 안느껴도 되지만 저절로 느껴지는 죄책감을 숨기고는 열심히 일하는 척을 했지.

5. 날 인터뷰한 사람은 마리오라는 오십대로 보이는 백인 아저씨. 그 회사에서 30년을 일했다 한다. 만약 그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면 나의 직속상사가 될 사람인데, 사람이 조용하고 점잖아 보였다. 회계사답게 살짝살짝 꼼꼼함이 느껴지고 약간의 보수적인 냄새가 나지만 그렇다고 꽉 막혀서 융통성이 없지는 않은. 모르는게 있어서 물어보면 잘 설명해 줄것 같은. 그가 날 어떻게 봤는지는 내가 그가 아니니 잘은 모르겠다만, 내 느낌엔 다행히도 날 재미있고 쾌활한 사람으로 본것 같다. 그가 “넌 너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니?” 했을때 난 “하하하, 너도 이런 식상한 인터뷰 질문을 하니? 하하하” 라고 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고 난 나의 장점들에 대해 성의껏 대답해주긴 했다. (고맙게도 그는 나의 단점들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또 그가 “넌 얼마를 원하니?” 했을때 난 “하하하, 리크루터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랬어, 난 당신이 나의 능력을 평가하여 내 능력에 맞게 줄꺼라 생각합니다, 라고. 진짜 좋은 답이지 않아? 하하하”. 그는 또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넘어갔는데, 원래 리크루터를 끼고 하는 인터뷰에선 절대 회사랑 직접 돈애기 하면 안되거든. 다 알면서 이렇게 찔러본다니깐. 암튼 난 좋게 보면 솔직함이 들어간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인거고, 나쁘게 보면 흠… 대박. 끙.    

6. 요번 인터뷰의 성과가 좋다면 난 또 한번의 인터뷰를 보러 가야한다. 다음번엔 마리오의 상사를 봐야 하거든. 일을 하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디맨드가 서플라이보다 많아서 그런가. 요즘엔 인터뷰가 한번에 끝나는게 없네. 암튼 연락이 오나 두고볼 일이다. 저야 잘 본것 같다만 그쪽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으니까효. 조만간 리크루터한테 연락이 오면 더 자세히 알수 있을듯. 나야 되도 오케이, 안되도 오케이다. 이 회사는 설립된지 140년된, 파이낸스 쪽에서는 나름 알려진 회사로서, 탄탄하고 스테이블하니 좋은 회사인것 같다. 일은 미치도록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이 될테니 그것도 괜찮다. 문제는 이 회사가 Jersey City라는, 뉴저지에서 맨해튼 거너가는 터널 바아로 직전에 있어서 교통체증이 지옥 같다는거. 오늘 아침 고생 고생 개고생을 하고 왔더니 합격이 되도 걱정이라능. 또한 회사 시간이 8시 반에서 5시 반까지. 회사 본부가 영국에 있나본데 브로커들이 영국의 스탁마켓도 봐야되기 때문에 다들 일찍 온다나 뭐라나. 9시 출근에도 꾸준하게 늦어주는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금 걱정할 일도 아니거니와, 돈을 많이 준다면 문제가 안될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상황 봐가면서 생각해 볼려고. 지금 나는 인터뷰가 끝나서 마냥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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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 회사 옆에는 큰 공원이 있다. 아침에 출근할때마다 그 공원의 한쪽을 운전하며 지나가게 되는데, 뛰거나 걷고 있는 사람들은 보는둥 마는둥 하면서도 산책나온 개들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며 기분이 다 좋아진다. 요 며칠동안 한 애를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보고 있다. 큰 덩치의 누런색 리트리버. 누렁이라고 이름 지으면 딱 어울릴것 같은 놈인데, 털 색깔이며, 털 길이며, 웃는 얼굴이며, 큰 귀며, 큰 앞발하며, 긴 꼬랑지며, 앉은 자세하며, 눈빛하며, 아 아, 당장 차에서 내려 같이 막 뒹굴고 싶게 만드는 녀석이다. 이쪽 동부쪽은 사람 살기도 좁다보니 맨날 보는 애들은 시츄나 말티스같은 작은 애들. 예쁘긴 하지만 듬직함은 못 느끼겠는 애들. 그래서 난 내 이상형의 개를 발견하고는, 막상 같이 놀지는 못해 섭섭하긴 해도 우선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내 언젠간 큰 개(들)을 키우고야 말리라. 아아주 잘 생긴 리트리버나 보더콜리로. 엉엉.

2. 하지만 고양이도 키우고 싶어 미치겠다. 아, 진짜 미칠 지경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고양이 키워도 되는 곳으로 이사 하고는 한놈 입양 할껄. 며칠전 뚱뚱한 동네 고양이를 보았다. 노란색 테비에 느긋한 성격을 가진. 분명 주인이 있는 집고양이인데 밖으로도 산책 다니는 앤가보다. 옆에 와서 갸르릉대며 살살 비비는데 아 아, 내 너를 살짝 들어올려 집으로 콱 데려가고 싶구나. 아침마다 알람과 싸우는 대신 수염으로 내 얼굴을 간지럽히는 너의 밥달라는 애교로 아침을 시작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엉엉.

3. 내가 지금 이렇게 동물 찬양만 하고 있을때가 아닌데 이러고 있다. 당장 내일 아침 인터뷰가 하나 덜컥 잡혀있다. 지금 일하는 회사는 딱히 좋다고 할수도 없고 싫다고 할수도 없고. 좋은건 집에서 가까워서 게으름 피우기 좋고, 일은 일대로 널널해서 딴짓을 많이 할수 있다는거. 싫은건 흠… 막상 쓸려니 좀 많아서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 생략. 암튼 좋은것보단 나쁜게 더 많은데 또 이 세상엔 완벽한 일이란건 없으니 그 정도야 뭐. 그래서 돈은 꼬박꼬박 들어오니 계속 다니고는 있지만 그렇게 행복한 회사생활을 하는건 아니던 중! 뜬근없이 아주 예전에 한번 만났던 리크루터한테 전화가 왔다. 이런 일자리가 낫는데 너 한번 레주메 넣어볼래? 나야 뭐, 오케이. 전번에 이런적이 몇번 있었는데 인터뷰 까지는 안 이어졌고, 또 이노무 경제는 좋아진다 좋아진다 하고는 있지만 사실 일자리 마켓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않좋은 상황이다보니 별 기대를 안했다. 그런데 전화가 왔네. 인터뷰 잡혔다고. 그래서 저 내일 인터뷰 가요. 무슨 파이넨스 회사인데 내가 그쪽으로는 잘 모르는지라 뭐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겠다. 뭐, 무슨 브로커리지 회사인것 같은데. 또 포지션에 대한 설명도 좀 애매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잘 모르겠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내일 가서 얘기 들어보면 알겠지. 그러고는 지금 이렇게 뒹굴뒹굴 거리고 있다. 그래도 자기 전에 내 레주메를 한번 쭈욱 훝어보며 이것저것 생각해 놔야될게 많은데. 아, 귀찮아…

4. 인터뷰 볼때 제일 싫은 질문은, 당신의 강한점(장점)과 약한점(단점)은 무엇입니까. 아니, 그러니깐, 나의 좋은 점들을 내 입으로 얘기하자니 이건 너무 잘난척 하는것 같고, 안 좋은 점들은 또 어떻게 내 입으로 얘기하냔 말이다. 그래도 좋은것에 대해 얘기하는건 좀 낫다. 전 일을 꼼꼼하게 잘 하구요, 데드라인을 잘 맞추구요, 일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구요, 무엇이던 빨리 배우구요, 사람들과 잘 지내구요, 팀워크가 좋구요, 블라블라블라. 그런데 도데체 단점은 뭘 얘기하냐구요. 흠. 전 좀 게을러서 아침에 잘 늦습니다? 상사가 부당한 일을 시키면 짜증냅니다? 전 일이 널널하면 좀 심심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블로깅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합니다? 생각같아선 저의 약점은 바로 밥에 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나 진짜 밥에 약한데. 흠. 

5. 그래서 리크루터랑 전화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중 물어봤다. 도데체 이 질문엔 뭐라고 대답해야 되니? 리크루터 경력만 몇십년인, 맨해튼 오피스에서 일하는, 진정한 뉴요커의 발음을 가진 그녀는 내게 대답을 알켜줬다. 첫번째. 전 파이넨스 회사에서는 일을 해본적이 없으니 그것이 단점이군요. 허허허. (결국 내 개인적인 잘못은 아니라는거지). 두번째. 컴팬세이션 계산을 해본적이 없으니 그것도 단점이군요. 허허허. (이것도 결국 내 잘못은 아니라는게 관건). 이렇게 두개를 알켜주며 하나만 더 생각해 보라고 한다. 난 이럴땐 잘 써먹는게 하나 있긴 있다. 그거슨 바로 영어 컴플렉스! 전 영어가 제 언어가 아니다보니 항상 영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어요. 항상 발전시킬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호호호. 그럼 그 사람들은 오, 너 영어 잘하는데 뭔말이래. 그럼 난, 어, 아니예요, 저 많이 모잘라요. 호호호. 그럼 그 사람들은, 오, 아니야, 너 잘 하는거야, 컴플렉스따윈 느낄필요 없어. 뭐, 그렇게 나의 단점들에 대한 질문은 훈훈한 분위기로 끝나겠지. 아, 인터뷰 준비 끝!

6. 맨 처음 본 인터뷰는 대학 끝나고 AT&T의 인턴쉽을 위해 본 인터뷰. 그때 난 무지막지하게 떨었었다. 그땐 당최, 질문들이 귀에 들리지가 않았었다. 질문이 귀에 안들리니 내가 했던 답들도 참 한심했을꺼다. 인터뷰 보는 내내 난 내 입가가 부르르 떨렸던걸 기억하는데, 인터뷰 본 후의 내 셔츠가 여기저기 많이 젖어 있던것도 기억난다. 그러던 내가 참 많이도 컸다, 지금 이렇게 인터뷰 준비도 안하고 블로깅 하고 있는걸 보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텐데. 쯧쯧.

7. 지금이 딱 시험보기 전날의 학생이 된 기분이다. 하긴 해야되는데 하기 싫어서 이래저래 배배 꼬고있는 중. 샤워도 하고, 내일 뭐 입을지 미리 준비해놓고, 그래도 자기 전에 레주메 한번은 들여다 보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되니 일찍 자야 되는데. 그런데 왜 이리 글이 쓰고 싶다냐. 나 요즘 글 쓰고 싶은게 있는데 바빠서 못쓰고 있는 중이었는데, 꼬오오오옥 이럴때 그런걸 하고 싶다니깐. 암튼, 세살버릇 여든 가는건 확실하다.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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