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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8월, 2011

며칠전 낮에 일하다가 책상에서 오는 진동을 느꼈다. 마우스를 잡고 있는 내 오른쪽 팔이 부르르르 떨렸었다. 처음엔 가벽을 두고 옆에 앉은 피터가 다리를 떠나 싶었다. 그놈이 다리를 떨면서 다리가 자신의 책상을 흔들고 내 책상으로 그 떨림이 전해 오는줄 알았거든. 근데 한참을 떠는거야. 아 얘가 왜 안하던 짓을 하지. 일이 좀 안풀리나. 그러고 있는데 요번엔 발쪽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밑에층에서 무슨 기계를 돌리나? 근데 어? 지금 내가 있는데가 일층인데?

조금 후에 진동은 멈추었고 사람들은 웅성웅성대기 시작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진이라데. 버지니아와 워싱턴 디씨쪽에 지진이 일어났나본데 이쪽까지도 여파가 온거라데. 그렇게 난 난생 처음으로 지진이란걸 느껴보았다. 솔직히 그땐 별 생각 없었는데 와,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좀 무섭더라구. 괜히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이 나면서. 그래서 안도하면서, 감사함을 느끼면서, 다 지나간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랬었는데…

지금 나 쪼오끔 무섭다?

요번엔 허리케인. 이름이 아이렌이라지 아마. 오늘 밤부터 시작해서 일요일 밤까지, 잘하면 월요일 아침까지 이어지는거라 금요일 퇴근할때 회사에서 다들 조심하라고, 월요일 아침에 일 오기 전에 전화부터 해보라고 당부를 하고는 보내줬다. 그리고 오늘 밖에 파킹랏을 보니 다들 차들을 나무쪽에서 떨어진 빌딩쪽으로 쪼로록 세워나서 나도 차를 옮겨놓긴 했었다. 아 진짜 뭔가 오긴 오나부다 하며 계속 창밖의 날씨만 봤었는데, 막상 저녁이 되니까 비 좀 오고 바람 좀 부는 정도. 그래서 난 에이, 그럼 그렇지. 암튼 사람들은 별것 아니것 가지고 호들갑을 잘 떨어요 그러고 있었는데. 그러고 있었는데…

지금 밖에는 난리가 났다. 소나기같은 비는 아니지만 비는 계속 오고 있다. 그리고 이층이 끝인 빌딩에서 이층에 살고 있는 우리집엔 천정이 한군데가 세서 쓰레기통을 받쳐놨다. 하지만 지금 나를 제일 겁나게 하는건 바깥의 바람소리. 햐. 난 바람소리가 이렇게 무서운줄은 몰랐네. 아직까지는 그래도 괜찮은데 더 심해지면 뭐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어젯밤 잘려고 누웠는데 열린 창밖으로 다람쥐들이 격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었다. 난생 처음 들어본 소리긴 한데 아마도 다람쥐들이 맞는것 같다.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쓰레기 버리려 가면 놀라서 후다닥 도망가는 놈이 몇 있거든. 며칠전 내가 깜빡하고 차의 창문을 안닫고 들어 왔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내 차 뒷자석에 도토리 잔뜩 까먹고 간 흔적을 남긴 놈들. 그놈들이 그렇게 격하게 싸운게 이 날씨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인가. 아 불안해 죽겠네.

오늘 잠은 다 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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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레스 때문인지 장염에, 몸살에, 힘 빠짐에, 어지럼증에, 그리고 끝이 없는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글쎄다… 난 뭐 딱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는건 아닌데 내 몸은 이렇게 반응하고 있다. 대따 웃겨. 그런데, 다른건 그렇다 쳐도, 이 끝없는 배고픔은 뭐지? 모오든 바지가 너무 껴서 치마를 (어쩔수 없이) 즐겨입는 요즘? 쫄쫄 굶어도 모자랄 판에? 나 조만간 결혼식도 하는데?

2. 참고로 나 결혼식 준비 하나도 안하고 있음. 뭐, 뭘 준비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한국 사정도 하나도 모르겠고. 지금도 날짜만 알지 어디서 하는지도 모름.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된거, 걍 난 아무것도 몰라효 컨셉으로 그냥 내 몸 하나 끌고 결혼식 날 갈 예정임. 그래서 이게 지금 내 결혼식인지 남의 결혼식인지 구분도 못하고 있음. 몰라아아. 뭐 어떻게든 되겠지이이. 음하하하.

3. 전 한번도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딱히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결혼식의 의미랄까 아님 이유랄까, 뭐 그런거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솔직히는 결혼식 할 돈으로 어디 오부지게 놀러갔다 오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디, 마츄피츄나 ,이집트나, 그리스나, 아프리카. 뭐 그런 곳으로. 하지만 결국 전 결혼식이란걸 하고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암튼, 인생은 항상 계획한 대로만 되는건 아니군요. 허허허.

4. 결혼식 한다니까 다들 머리좀 가만 냅두고 기르라고 해서 여태껏 손 안대고 걍 엉망진창으로 다니고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결혼식 날이야 알아서 꾸며준다 치고, 다른 날들은 어떻게 할건데? 한국 가서 머리할 시간도 없을텐데? 그래서 일요일날 큰맘 먹고 세팅펌 했는데 머리 한번 감으니까 다 풀렸다? 하기 전이랑 똑같애. 참 내. 이거 지금 다시 해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중. 나 그런말 잘 못하는데. 흠.

5. 결혼식이 다가온다고는 해도 어차피 난 준비하는 것도 없는 관계로다가 요번 Labor Day땐 동부에서 제일 높다는 산으로 캠핑 간다. 요번엔 White Mountains! 예이! 뉴햄셔와 매인 주에 걸쳐 있는데, 아마도 제일 높은 Mountain Washington (6,288 ft)으로 갈것 같다. 이곳은 Appalachain Trail이라고, Northeast와 Southwest를 이어주는 큰 산맥중에 한 곳인데, 그 중에서 제일 북동부쪽에 있는 곳이다. 저번에 갔던 Adirondacks도 이 산맥중에 일부분이고. 저번에 간곳보다 더 어렵고, 꼭대기쯤이 아주 사람을 말려 죽인다는데. 난 뭐, 저번 그 산들 이후로는 동부쪽 산들이 감도 잡히고 해서 별 걱정은 안될 뿐이고. 그래도 힘들껀 아니까 그냥 마음의 준비만 묵묵히 할 뿐이고. 에너지바는 미리 미리 챙겨 놔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고. 이 캠핑 다음주에 한국을 가니 선크림 하나만은 열심히 쳐발라야겠다는 결심 뿐이고. 결혼식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를 약간의 죄책감 같은건 있는데… 아 나도 몰라. 지금 안가면 못가. 그렇게 난 또 산으로 고고씽!

6. Hero (영웅) 이라는 뮤지컬의 공짜 티켓이 두장 생겨서 어젯밤에 맨해튼에 있는 링컨센터에서 보고 왔다. 안중근 의사 얘기인데, 한국에서 그 뮤지컬 하러 왔나봐. 난 한국말로 뮤지컬 본거는 처음이라서 대따 신기했는데, 미국 사람들을 위해 무대 위쪽에 자막도 준비했더라. 근데 자막이란게 그래. 있으면 안보고 싶어도 꼭 보게 돼. 그래서 한국말 들으면서 영어 자막도 보느라 혼자 대따 바빴다. 근데 또 그래. 딴에 영어좀 한다고 번역 잘못한거 있으면 대따 거슬린다? 어, 이렇게 하면 미국애들은 이해 못하는데? 그러면서 혼자 오지랍 떨고. 이것도 병이다. 암튼, 내가 그렇게 딴 생각을 많이 할수 있었던건 여러가지의 이유때문이었는데… 1막때는 흐름이 뚝뚝 끊기는 기분에 집중이 잘 안됐고. 그 와중에 여자 주인공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너무 거슬렸고. 2막때는 흐름도 좋고 감정선도 좋았는데 나중에 좀 질질 끄는 기분이었고. 그 여자 주인공 노래 부르는 스타일은 또 계속 거슬렸고. 몰라, 성악 전공한 여자인것 같은데, 아예 성악으로 하던가 아님 아싸리 뮤지컬 스타일로 하던가 하지, 에중간 하게시리 하는것도 거슬린데 거기다가 너무 흐느끼며 불러서 거부감만 상승. 뭐, 뮤지컬의 ㅁ도 모르는 나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구요. 그래도 무대장치나 조명, 쫓기고 쫓아가는 표현들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비록 파킹비로 36불이란 거금을 냈다만은, 그래도 오랜만에 본 뮤지컬이 공짜라 더 좋았다. 왠지 돈 번 기분? 흐흐흐.

7. 며칠 비실비실 대다가 이제 정신좀 차리고는 밀렸던거 한꺼번에 쓸려니 힘드네. 요즘엔 기운 없을때마다 괭이님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힘을 얻는 중. 근데 얘, 인간적으로, 너무 예쁘지 않아? 난 지금 살살 녹는중.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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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십대 초중반때 일이다. 그때 같이 놀던 한 그룹의 여자아이들이 있었다. 걔네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도 왠만큼 잘 했으니 1.5세에 속했으나, 당시 아주 티피컬한 1.5세였던 나와는 여러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1.9세쯤 되는 애들이었다. 우선 라이프 스타일부터가 달랐다. 걔네들은 벌써 학교도 졸업하고 일을 하며 돈을 벌 때였고, 남친이 없던 그녀들은 한달에 한번씩 자기네들끼리 모여 뮤지컬을 보거나 비싼 식당에 가서 분위기 내는걸 즐겨했다. 명품 물건들은 당시 그녀들의 대화에 중심이었고, 난 그녀들을 통해 프라다나 페라가모 따위의 물건들을 처음 구경하기도 했다. 그때 난 투잡을 뛰었었고, 연애도 했었고, 졸업쯤을 맞이해 갑자기 불붙은 공부의 재미에 푹 빠져서 솔직히 놀 시간따윈 없었는데, 그리고 같이 뮤지컬 가거나 비싼 식당에 갈 돈도 없는 가난한 학생이었는데, 그래서 그녀들이 나를 자꾸 불러 그 그룹에 속하게 하려는게 이해가 안갔었다. 그래도 난 그들의 호의에 대한 고마움에 나름 시간을 내 그녀들과 같이 어울렸었다. 나와 가까웠던 몇몇 사람들은 내가 그 그룹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같이 어울리는걸 못마땅해 했었지만, 난 나와 아주 다른 사람들과 한번 어울려보고 싶은 호기심에 그런 말들을 무시하고 계속 어울렸다.

결과적으로 그녀들은 나와는 아아아주 다른 사람들이었고 당연히 끝은 아주 안좋게 끝났다. 세대차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여자들끼리의 시샘과 신경전, 계략들과  뒷담화. 내가 생각하는 “우정”과는 너무나 다른 “우정”의 definition을 가진 그녀들과의 헤어짐은 언제간 일어날게 뻔한것 이었겠으나, 순진했지만 또 나이브했던 나는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때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어쨌는지, 그 이후로 난 남친 없는 여자들로만 꽁꽁 뭉친 그룹은 좀 경계하는 편이다. 풉.

그떄 생긴 버릇일까. 아니, 원래의 내 성격이겠다만. 난 어느 순간부터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안보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생각이야 다 다르겠다만은, 그리고 그건 아주 당연한 거겠다만은, 아주 기본적인 value system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못 어울린다는걸 깨닳았기 떄문이다. 끼리끼리 논다? 햐. 옛날 어르신들 진짜 똑똑해 그러고보면. 보고싶은 사람만 보고 살기에도 이렇게 시간이 없는데 왜 내가 보기 싫은 사람들과 보대끼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해? 상식이 안 통하는데 풀긴 뭘 풀어? 그냥 서로 안보면 편한것을. 그래서 난 인정사정없이 목을 댕강 잘라내는 망나니처럼 사람들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 일을 아주 잘한다. 냉정하게.

여태껏 그렇게 살아왔다. 아무 문제 없이. 내가 사람들과의 문제점들을 굳이 풀려고 하지 않고 그냥 묻어둘려고 했던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것들은 한두번의 대화로 쉽게 풀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었고, 난 이미 상처를 받았고, 혼란스러웠고, 또 뭔가를 누구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게 귀찮고, 힘들고, 그냥 하기 싫었다. 정말, 누군가에게 내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구차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그것이 한때 가까웠던 사람일수록 더.

딱 일주일 사이에 네 사람이 나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어느날 한 사람은 내 집 문앞에 와서 문을 두들겼고, 그 다음날 한 사람은 문자와 전화 메세지를 남겼고, 그 다음날 한 사람은 이메일을 보냈고, 그 다음날 한 사람은 내가 하지도 않는 페이스북을 통해 메세지를 보냈다. 딱 폭탄맞은 기분이었고 심적으로 너무 힘든 일주일이었다. 아, 물론 지금도 많이 힘들다. 나를 다시 찾는 그 사람들이 딱히 고맙지도 않을만큼.

이메일과 페이스북은 아직 손도 못댔고, 집에 찾아온 사람과 전화한 사람과는 대화를 했다. 대화를 하고 또 했다. 설명 하고. 설명 듣고. 또 설명 하고. 또 설명 듣고. 다른날 또 대화를 했다. 한번 대화 할때마다 힘이 쪼옥 빠진다. 그냥, 다 집어치우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 또 숨고 싶고 또 피해버리고 싶다. 그 설명해야 함의 구차함이 너무 비참하다.

그러면서 참 안타깝고 슬프기도 하다. 한번 비틀어진 관계는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걸 알기에.

여태껏 내가 잘라냈던 사람들과 다시 화해를 한적이 없다. 그래서 화해란 것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좋다. 오해들을 풀고 화해란걸 한다 치자. 결국 입장차이 아니던가. 이해했다 치자. 그럼 그 다음은? 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친하게 지내? 분명 내 속에선 뭔가가 바뀌었는데? 그럼 내가 왜 그런 가식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하지? 그런건 사회생활에서도 충분히 하는데?

입장의 차이를 이해했는데도 내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는건 내가 소인배여서인가. Forgive & forget 하지 못하는 이유는 뒷끝이 많은 나의 쪼잔한 인품때문인가. 화해의 손을 반갑게 맞이 못하는건 나의 쥐똥만한 그릇때문인가.

모든 문제는 대화로 푸는게 답이란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이 옳은 방식이 아니란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내가 제일 쉽게 할수 있는 방식이었고 여태껏 날 편안하게 만들어준 유일한 방식이었다.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하는 요즘. 내 자신과 내가 여태껏 해왔던 인간관계 방식에 대해 많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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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저녁엔 양배추를 삶아 강된장에 밥을 슥슥 비며 쌈 싸먹었다. 예전에 엄마가 해줬을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메뉴다. 근데 참 이상도 하지. 오늘 갑자기 그게 딱 땡기는거야 글쎄. 요새 더워서 그런가 입맛도 없고…는 완전 새빨간 거짓말이고, 여전히 이것저것 열심히 쳐묵쳐묵하고는 있으나 도데체 뭘 해먹어야 잘 해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나날들임은 새빨간 사실이다. 더운데 불 앞에서 오래 서있긴 싫으니까 내 잔머리가 혼자 막 굴러가서 생각해낸 메뉴인지 아님 항상 남의 살 먹기를 즐겨워하던 나도 나이를 먹으니 저절로 바뀌는 식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오늘 난 양배추 쌈을 해 먹었고 완전 대박이었다. 양배추, 강된장, 그리고 밥. 딱 그렇게 세가지 먹었는데 요즘에 먹었던것 중에서 쵝오. 울집 머슴도 밥 두그릇 뚝딱. 양배추 쌈이 다이어트 음식이고 어쩌고 하는건 다 새빨간 거짓말. 큰일이다. 지금 살을 빼야하는 사람은 이 집에서 나 혼자가 절대 아니…

2. 주위에 누가 홍식초 홍식초 해서 함 사와봤다. 울집 머슴한테 심부름을 시켰는데, 내가 알기로는 이 홍식초도 여러가지 맛이 있는걸로 아는데, 하필 그는 블랙베리 맛을 사왔다. 그리고 난 블랙베리를 별로 안좋아한다. 아, 이건 분명 내 잘못이다. 잘 못 가르친 나의 잘못이지 그의 학습능력이 딸려서는 아님을 밝혀둔다. 그리고 나와 그의 트레이닝은 아직도 갈길이 먼 것임을 밝혀둔다. 암튼, 컵에 홍식초 1/4 이랑 물 3/4를 섞어서 얼음 몇개 띄우고 마셨더니 생각보다 맛있다. 식초맛이 하나도 안나고 무슨 상큼한 주스 마시는것 같애. 이번 기회에 몸에는 안 좋지만 자꾸만 마시게 되는 다이어트콕을 끊고 이걸 마셔볼까. 이거 마시면 살이 빠진다는 소문도 들은것 같…

3. 체중계는 이사할때 옷장 맨 위 구석에 처박아 놨는데 아직도 못 꺼내고 있다. 그러니깐, 손이 안 닿아서 못 꺼내는건 아니고 마음의 준비가 안되서 못 꺼내고 있다는 소리. 저거, 나 어떻게 꺼내지? (손톱 깨물고 있음)

4. 에잇! 다시 먹는 얘기로. 요즘 샐러드를 점심으로 잘 싸간다. 밖에서 사 먹는것도 아주 지겨워 죽겠어. 다 그게 그거. 우엑. 암튼 그래서 좀 큰 통에 (사실 대따 큼), 상추를 쫘악 깔고 (사실 꾹꾹 눌러서 위까지 다 채움), 냉장고 뒤져서 나오는 것들, 예를 들어 양파, 노란색 페퍼, 토마토, 딸기, 캔 옥수수 등을 보기좋게 담는다 (사실 막 들이부음). 그렇게 그 통은 뚜껑을 (겨우) 닫아 다시 냉장고에 넣는다. 그리고는 코스트코에서 사온 로티서리 치킨을 뼈를 바른후 먹기 좋게 찢어서 통에 담아두고는 매일 조금씩 덜어간다 (귀차니즘에서 얻은 지혜라고나 할까). 먹을때엔 치킨을 살짝 마이크로웨이브에 돌려서 야채들 위에 살포시 놓는데 (쏟아 붓는데) 그러면 위에 야채들이 숨이 좀 죽어서 드레싱 넣고 섞을 공간이 (드디어) 생긴다. 드레싱은 발사믹 식초랑 올리브 오일로. 아예 미리 섞어놓은 병을 일터에 놓고 다니므로 나름 간편하다. 그렇게 난 요즘 연애인들처럼 샐러드를 먹는다 (지만 먹고나면 배 대따 부름). 나란 녀자,  샐러드 먹는 녀자. 냐하하하.

5. 그리고는 낮에 샐러드 먹었다고 저녁엔 고기 구워먹는 나날들.

6. 그리고는 오늘 저녁 고기 안먹었다고 주말에 산에가서 BBQ 해먹을 궁리하고 있는 나날들.

7. 그리고는 뭘 해주든 맛있다고 남기는 법도 없이 다 먹어치우고 BBQ 생각에 더 신나하는 울집 머슴과 지내는 나날들.

8. 난 저 체중계 몬꺼낸대이.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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