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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5월, 2010

내 자스민 꽃들이 다 말라버렸다. 줄기에 고대로 매달린채로. 못다핀 꽃한송이처럼 처량하게 그렇게 된건 아니고, 한창 활짝 펴서 내 조그만 스튜디오를 그 향기로 가득 채우다가 때가 되어 장렬히 사망했다. 한동안 일 끝나고 집에 딱 들어오면 저절로 맡아지는 그 은은한 향기에 기분이 좋았었다. 역시 자스민 꽃향기는 세긴 세, 담배 냄새를 꽤뚥고도 그 향기를 뿜어내니. 

몇주전에 내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있는 CVS 라는 편의점에 뭘 좀 사러갔다가 자스민 화분을 발견했다. 어렸을때 엄마가 마당에 자스민을 심었었는데 그 향기가 온 집안 안에서 감돌았었던 기억이 선명히 남아있다. 사람은 냄새를 제일 잘 기억한대매? 그 항긋한 꽃냄새가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기 때문일까. 난 항상 자스민을 키우고 싶어했다. 그런데 그날 그걸 우연히 본거야. 그거 아무데서나 안 팔거든. 그래서 잽싸게 하나 들고 왔지.  야무지게 아직 안피우고 매달려있는 꽃망우리들이 제일 많은걸로 고르고 또 골라서. 그날부터 하나 하나 향기를 내며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어우 예뻐 죽는줄 알았네. 근데 지금은 애들이 다 말라 비틀어졌다. 아 속상해.

예전에 양희은이 어디에 나와서 그러길, 어느날 꽃을 봤는데 너어무 너무 너무 예쁘더라는거야. 그래서 “꽃” 이라는 노래가 나왔단다. 난 그 노래는 안들어 봤는데 대충 어떤 심정이었는지는 알것 같다. 내가 원래 동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이다보니 식물한테는 별 관심이 없었거든. 근데 나도 늙나봐, 식물이 예뻐지는걸 보니. 매년 봄은 너무 힘들게 보냈었는데 말이지, 요번 봄에는 등산을 하면서, 산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조그만 새싹들이 매주마다 조금씩 크는걸 보면서, 그 새싹들이 울창한 숲으로 바뀌는걸 보면서, 내 생전 처음으로 진짜 봄같은 봄을 맞이했다. 봄, 알고보니까 꽤 괜찮은 계절이더라구. 왜 여태껏 봄을 만물이 깨어나는 계절로는 인식을 못하고 잔인한 4월로만 인식하며 우울하게 보냈을까. 빨랑 여름이나 와버리라고 악담하며 보냈었는데 요번 봄은 좀 아쉽다. 새싹들과 야생꽃들의 모습은 예쁘다못해 경의로웠고, 난 그렇게 요번 봄에 식물을 appreciate하게 됬거든. 그후로 지금 화초 두개를 키우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도데체 물을 얼마나 줘야 되는건지 모르겠어. 너무 많이 줘도 죽는다고 해서 일주일에 두번 줬는데 꽃들이 다 말라버린걸 보면 물이 좀 부족했나 싶기도 하고. 흠.

자스민을 탁자에서 내려놓고는 물도 충분히 주고, 마른 잎들도 띄어 주고, 마른 꽃들도 띄어 줬다. 몰라, 그냥 잡으니까 쑥 나오던데? 그래서 그냥 띄어 줬다. 그러면서 내가 물을 충분히 안줘서 꽃들이 이러나싶어 괜히 미안한 마음에 자스민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도 어디서 읽어서 알아, 화초도 다정하게 말하고 하면 행복해 하는거. 그래서 나도 흉내 한번 내봤다. 내가 한 말들의 내용은 그러니까… 넌 이제 꽃 다 피운거야? 이제 언제 또 꽃 피울꺼야 (사실 제일 궁금하고 중요한거임!)? 내가 물 많이 안줘서 꽃들이 다 말라버린거야 아님 더 큰 화분이 필요한거야 (화분이 화초에 비해 살짝 작은것 같기도 함)? 난 너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리서치좀 해볼께. 그냥 죽지만 말고 계속 건강하게 살아서 꽃좀 한번 더 피워봐. 내가 너 꽃 안피울때도 물도 잘 주고 이렇게 얘기도 하고 그럴께. 뭐 대충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화를 한참동안 나눴는데, 처음에는 좀 서먹서먹하고 뻘쭘해서 버벅대다가 계속 하니까 점점 자연스런 대화가 되더라구. 근데 웃긴건 대화가 되더라니깐? 진짜루. 갸가 뭐랬냐구? 응, 자긴 물 더 많이 줘야된대. 그래서 내가 그러마 했어.

그렇게 싹 화초 정리를 해주고나니 이젠 꽃들은 없어지고 파란 잎들만 남았다. 꽃들이 한창이었을때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둘걸 그랬어. 진짜 예뻤는데 (이 왠 자식 자랑하는 부모의 심정이라더냐…). 솔직히는 언제 또 꽃을 피울지에 대해 전혀 감각이 없어서이고 또 잘못하면 꽃을 영영 안피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내가 설마 얘를 죽이기야 하랴만은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는 법. 아니 화초일은 모르는 법. 암튼 리서치는 함 해보긴 해봐야겠다. 얘가 너무 까다로운 애가 아니기만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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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결국 일을 땡땡이쳤다. 최근에 어떤 프로젝트를 깔끔히 정리해준터라 윗사람들에게서 점수를 많이 따놓은 상태. 거기다가 한달중에 지금이 제일 한가한 주다보니 병원간다는 핑계로 하루 빠져도 되겠다 싶었다. 나는야 일할때 일하고 놀때 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 음하하하. (써놓고보니 남들 일할때 놀고 있는 날라리 직장인이구만). 아침 일찍 일어나 매니저에게 병원가야된다고 전화를 한뒤 곧장 벌떡 일어나 하루를 상쾌한 기분으로 맞이하…지는 않았고 다시 침대안으로 파고들어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그리고는 이상한 꿈을 꾸며 깨어났다. 꿈에서 내 치아가 듬성듬성 색깔이 변해져 있는거 있지. 썩은것도 아닌데 꼭 무슨 자주색 물감으로 염색해놓은것 처럼 안지워지는 그런 상태로. 오잉? 왜이래? 그러며 당장 화장실로 달려가 칫솔로 박박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지워 지는거야 글쎄. 그렇게 열심히 문지르다가 잠에서 깼다.

2. 나 꿈에 많이 예민하다. 어렸을때부터 꿈이 많이 맞는 편이었다. 지금은 세상사에 찌들어 나의 신기가(응?) 많이 없어진 상태이나 그렇다고 본질적인게 어딜 가지는 않지. 이제는 꿈도 많이 꾸지 않고 꾸어도 나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꿈이거나 개꿈들이다 보니 어젯밤에 꾸었던것 같은 꿈은 아직까지도 내 머리속에 남아있다. 뭔가 불안하지 않아? 색깔이 바뀐 치아. 아, 안좋아 안좋아.

3.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어제 알아놓은 한의원으로 갔다. 자초지종 설명하고 침을 맞는데 그 아저씨 여기저기 꾹꾹 눌러보더니 뼈에 금이 간것 같단다. 허걱. 말도 안돼. 진짜? 암튼 침 맞고나서 상태를 다시 보고 얘기하잰다.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침을 꼽고 누워있는데 그 불안한 마음도 잠깐, 슬슬 졸립기 시작한다. 참 태평한거지, 침 잔뜩 꼽고 잘생각을 다 하다니. 하긴 침맞을때 불도 꺼놓고 부위에 난로불같을 따땃한 불도 쬐여주고 나가니 잠이 안올수가 없다. 한번은 침흘리며 졸은적도 있다오. 챙피해서 죽는줄 알았네.

4. 한의원 아저씨가 아무래도 뼈에 금이 간것 같으니 가서 엑스레이를 한번 찍어보랜다. 밥을 안먹고 나온걸 땅을 치며 후회하며 병원으로 곧장 갔다. 다행히 워큰인도 받아줘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어디가나 주구장창 기다려야되는 미국에서 이 왠 횡재람. 다 찍고나서 그노무 뼈가 금이 갔는지 안갔는지 궁금해 죽겠구만 의사가 벌써 집에 가서 결과는 내일에야 알수 있단다. 칫. 지금이 몇신데 벌써 집에 가냐? 좋겠다 집에 일찍 가서. 의사 공부하기 어려운건 나도 알겠는데 말이지, 공부하느라 그동안 돈도 많이 들어간것도 알겠는데 말이지, 환자가 뼈가 부러졌는지 금이 갔는지 궁금해 죽겠는데 말이지, 의사가 벌써 집에 갔단 말이지, 궁시렁 궁시렁. 그래, 치사하고 드러웠으면 나도 그렇게 공부해서 의사했으면 되는거였어, 그치? 근데 난 의사 아니잖아. 그러니까 조용히 집에 가서 밥이나 먹어야겠다. 흑흑. 

5. 한의원 아저씨와 다시 통화해서 엑스레이를 찍긴 찍었는데 의사가 없어서 당장 결과를 알수 없더라고 알켜줬다. 병원에서는 내일 아침 한의원으로 엑스레이 결과를 직접 보내준다 했다. 한의원 아저씨는 결과소식 받으면 받는 즉시 나에게 전화해준댔다. 아저씨가 내일 한번 더 오라고 해놓은 상태라 점심시간에 가던 일을 조금 일찍 마치고 가던 내일 한번 더 갈것 같다. 근데 말야… 뼈에 금이 갔으면 한의원말고 병원가서 깁스라도 해야 하는거 아냐? 살짝 삔거라 생각해서 굳이 병원 안가고 한의원으로 간걸로 이 모든게 시작이 됬긴 하다만. 내일 결과 나왔는데 뼈에 금이 간게 확실하다면 이게 침으로 낮는건 아닐텐데라는 생각이 드네. 암튼… 내일 한번은 더 가긴 가야할것 같다. 

6. 내 쌍둥이 언니에게 전화해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다. 갸는 듣고서는 한다는 소리가, 아, 우리집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그 왜, 잘있다가 발꼬락이 부러졌다는둥 발등에 금이 갔다는둥 그런 사람들 많잖아? 우리 집에는 여태껏 그런일이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거든. 그런데 이렇게 허망하게 내가 테니스 치다가 발목에 금이 가는걸로 우리집 역사를 다시 쓰네. 아니, 그것도 확실하지는 않지. 내 생각엔 뼈가 부러졌다면 걷지도 못할것 같으니까 금이 갔다고 생각하는거지. 암튼 엑스레이가 모든것의 답이로구나. 아, 눈부신 의학의 발달이여. 

7. 갑자기 우유를 많이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유가 지금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왠지 뼈에 무슨일이 일어났다니깐 갑자기 막 땡긴다. 좋아하지도 않는 멸치조림도 막 땡기고. 생각해보니 뼈에 좋다는건 우유하고 멸치밖에는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나 갑자기 골다공증 걸린 여인네의 심정이 이해가네. 지금 우유 먹으면 소읽고 외양간 고치길까? 근데 제일 중요한건 지금 집에 우유가 없다는거. 외양간 고칠려니까 도구가 없구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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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목을 삐었다. 어젯밤에 테니스 친다고 깝족거리다가 생긴 부상이다. 내가 여태껏 어디 한군데 안 부러진게 신기할 정도로 뭐든지 조금 격하게 하는 편이긴 하나 요번 부상은 조금 이상하다. 공 칠려고 뛰다가 그런것도 아니요 발이 꼬여서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코트 안에서 걷다가 혼자서 갑자기 삐걱. 오른쪽 발목이 옆으로 접혀지는걸 느꼈고, 이상한 기분에 밑을 보니 발목이 접혀져 있는걸 보았다. 아픔은 비쥬얼로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야 느낀것 같으니 이런 미련 곰단지가 어디 또 있을까. 암튼 너무 아파서 그자리에 주저 앉아 한참동안 끙끙 신음소리만 냈다. 후끈후끈 거리는 통증을 고스란히 느끼며 진정되기를 기다렸다가 결국은 일어나서 코트 밖으로 걸어나왔는데, 발을 땅에 디디며 걸을수 있는걸 보니 그리 심하게 접질른것 같지는 않았다. 마침 얼려서 가지고 온 물병이 있어서 그걸로 부위의 열을 좀 식히고. 예전 같았으면 욕심부리며 계속 치겠다고 똥고집을 부렸을텐데 나이가 드니 몸을 점점 사리게 된다. 다치면 나만 고생이고 날 돌봐줄 사람도 없으니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되지 않겠어? 나 요즘 비타민도 매일매일 빼놓지 않고 먹고 있다구.

2. 오는길에 붕대와 크림으로 된 파스를 사왔다. 밤이어서 한인마켓은 안 열려 있으니 물파스는 살수가 없었고. 집에 와서 얼음찜질좀 하고 약바르고 붕대감고 잤다. 생각보다 안 아프길래 내일 일어나면 괜찮아져 있겠지 하고 잤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붕대를 풀어보니 왠걸, 퉁퉁 부어 있대? 원래 붓는 체질이 아니다보니 내 몸 어딘가가 그렇게 부어있는건 처음 본것 같다. 나름 신기하더라. 발목이 없어졌어. 하하하.

3. 초등학교때 계단에서 넘어졌던가 굴러 떨어졌던가. 한번 발목을 크게 삔적이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땐 걷지도 못했던것 같다. 집에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엄마가 내 손을 잡고 시장 어딘가에 있던 한의원으로 데려간건 기억이 난다. 그제나 지금이나 주사바늘을 무서워하지 않는 나는 그 어린 나이에도 침이 하나도 안 무서웠었다. 침맞고 부황으로 피 빼고. 그러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감쪽같이 나았던 기억이 있다. 역시 accute한 부상에는 침이 최고인것 같다. Chronic 한걸 고칠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내일 아침 일어나서 부은게 안 나았다던가 아직도 아프다던가 하면 일 땡땡이치고 침이나 맞으러 갈 생각이다. 지금 삐어서 아픈것 보다는 부어서 아픈것 같은데 부황 떠서 죽은 피 빼고나면 시원할것 같다. 이 왠 뜨거운 물에 들어가 앉아 시원하다 소리치는 아줌마같은 소리냐구? 그래도 어떻게. 난 그 시원한 맛을 아는데.  

4. 예전 허리디스크로 쓰려졌을때 침을 좀 맞았었다. 내 생각엔 침 보다는 물리치료가 훨씬 효과적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침도 많이 맞았다. 원래 침이란게 안 아파야 정상인데 가끔 아픈 침도 있긴 있다. 내가 일명 엉덩이 침이라 부르는 침. 보통 엉덩이 주사 맞는 곳에 대따 큰 바늘로 꽤 깊숙히 놓는다. 그침은 아플수도 있어서 맞기 전에 살짝 긴장하곤 했다. 그럼 난 또 웃기 시작했었지 (긴장하거나 당황하거나하면 웃는버릇 있다고 전에 썼다). 침 놓아주시던 선생님은 나의 대모의 남편이므로 내가 대부라 부르던 아저씨다. 하긴 여자라서 대모를 모셔야 하기에 그 아저씨의 부인을 대모님으로 모신거지 그것만 아니었으면 나의 대부자리는 예전부터 이 아저씨가 따놓은 자리였다. 나를 카톨릭 교회로 인도한것도 이 아저씨요 세례를 받게한것도 이 아저씨다. 어느날 허리를 삐어 침맞으러 갔을때 침을 놓으며 나에게 스무스하게 전도를 했지. 오랬동안 엉덩이도 보여주며 이 아저씨한테서만 침을 맞아서 그런지 내일 낯선 사람에게 침을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날 조금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웃으면서 침 맞는다고 날 최고의 환자로 임명했던 아저씨. 그 아저씨 잘 지내고 계시나 궁금하네.

5. 근데 난 왜 이 아저씨를 아저씨라 부르고 선생님이나 대부님이라고 안 부를까. 처음부터 아저씨라고 불러서일까. 역시 존칭은 처음 만났을때에 불렀던 존칭으로 쭈욱 가는듯. 나중에 바꿀려고 하면 힘들다니깐요. 

5. 오늘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더니 좀이 쑤셔 죽겠다. 이것저것 만들어 먹고, 영화도 보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했다. 절뚝절뚝 거리며 그래도 할건 다했네. 원래 오늘도 부상만 아니었다면 사람들과 테니스를 쳤을꺼다. 같이 치는 언니들이 있는데 나름 코칭도 받았고 일년정도 쳤다는데 대따 못친다. 아니 내가 잘친다. 난 이제 몇번밖에 안쳤는데 그 사람들과 게임이 될 정도면 잘치는거 아닌가? 음하하하. 그 언니들, 착한 사람들이라 날 챙겨주고 신경써주고 한다. 나도 물론 그 언니들이 좋기에 친하게 잘 지낸다. 하지만 게임의 세계는 냉정한 법. 이제 몇번 쳤다는 애가 자기네들과 게임도 되고 공도 세니까 살짝 긴장한 눈치다. 그리고 그런 긴장감은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한창 재미들려서 맨날 치고 싶은 지금이다보니 이 부상이 참 안타깝지 그지없다. 조만간 다시 테니스치고 등산 갈려면 아무래도 내일 침 맞고 빨리 나아야겠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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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그동안 다들 잘 지내고 계셨는지요. 전 이렇게 버젓이 잘 살아있습니다. 음하하하.

우선은 저에게 덧글이며 이메일로 안부를 물어보시는 블로거님들께 이제서야 인사말을 드리니 참 죄송합니다 그려. 내가 무슨 재미있는 글을 쓰는것도 아니요 중요한 일들에 대해 쓰는 사람도 아닌데 관심을 가져주시며 안부를 물어보시니 소녀,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딴에는 일일이 답장을 쓰느니 조만간 포스팅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알려드리리라, 꼭 그러고야 말리라, 그러고 있었는데 그것이 계속 미루어 지더군요. 그러는 와중에 이메일로 답장쓸 타이밍도 놓쳤고. 그래서 오늘 이렇게 큰맘 먹고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립니다. 마지막 포스팅 날짜를 보니 3월 25일 이더군요. 그 사이에 두달이나 지났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네요. 암튼 시간은 차암 빨리도 갑니다 그려. 허허허.

이렇게 오랜만에 들어와 뭘 쓰고 있자니 기분이 참 묘하네요. 뭐라 그럴까… 의외로 반갑네요? 내가 이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한게 아니라서 그런지 손에서 못 놓을만큼 큰 애정도 없었구요, 또 갑자기 많은것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겪었었거든요. 내 정체성, 내 성격, 사람 관계, 앞으로의 내 인생, 뭐 그런것들이 컸지만 이 블로그도 한몪 했단 말이죠. 그래서 갑자기 관둬 버렸어요. 조금 떨어져 있어볼려고. 그러다보니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좀 많이 떨어져 있었네요. 그래두요, 저 님들 블로그들은 다 구독해서 열심히 보고 있었다구요. 물어봐요 물어봐, 나 다 대답할수 있다니깐?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뭐, 다 좋은 일들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3월 중순부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등산다니고 있구요, 남는 시간에는 테니스에 푹 빠져서 훈련아닌 훈련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책도 많이 읽었고 영화들도 많이 봤지요.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는데요, 좋은 사람들도 있구요, 좀 이상한 사람들도 있구요, 흥미로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과 보대끼며 사느라 바빠지니 제가 이 블로깅을 좀 소흘히 했네요. 재미있는것은 한동안 혼자서 온라인 세상 안에서만 살던 기분인데요, 밖에 나가 오프라인 세상에서 살아보니, 이제서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없어졌네요. 이제는 그 차이가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어쩌면 더 솔직한 글들을 쓸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구요. 언제나 어리버리한, 그러나 뭔가 정리정돈이 필요한 전에게는 필요한 과정이었던것 같습니다.

자. 그래서 저 돌아왔습니다. 이제부터는 글 쓰는걸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 포스팅이 원래 좀 길잖아요. 오랫동안 손 놓고 있는것 보다는 짧게짧게 그냥 일상생활에 대해 쓸려구요.  그러면서 벌써 이 포스팅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려. 역시 개버릇은 남 못준다는. ^^;

암튼… 반갑구요… 고맙습니다. 자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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