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s:
댓글

뭐였지…

오… 오랜만에 들어오니 워드프레스도 많이 바꼈네… 오…

짧은 글이라도 좀 꾸준히 써보자는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이거이 이거이 대따 어색하구만. 맨날 생각만 하고 메모만 해두면 뭐하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목걸이가 되던가 팔찌가 되던가 할꺼아녀. 아 쫌!

암튼… 방금 내 시스터와 통화를 했다. 그리고 어카운트는 만들었지만 하지는 않는 페북에 들어가 서치를 열심히 했다. 그리도 지금 나는 멍하다. ㅋ

내 시스터의 첫사랑은 세바스띠안 XX라는 이름을 가진 아르헨티나 남자애였다. 우리는 그때 세꾼다리오 3학년이었으니 한국으로 치면 고1이였고, 그는 한 학년 위인 4학년이었다. 내 시스터의 첫사랑은 그때 시작해 다음해까지 이어졌고, 결국 그 다음해 그가 졸업을 하며 학교를 떠나자 내 시스터의 첫사랑은 끝났다.

아. 참고로 그녀의 첫사랑은 진짜 사귄게 아니라 짝사랑이다. ㅋ

하지만 아주 짝사랑만은 아니었다. 그도 알고 있었건든. 그리고 그의 친구들도 다 알고 있었거든. 내 시스터가 그 무리들을 새빨간 얼굴로 지나갈때면 그의 친구들은 그녀의 길을 막으며 못지나가게 했었고, 그럼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보던 그의 얼굴도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었다. 아 다시 생각만 해도 풋풋하네. 이것봐. 우리도 수지만큼 풋풋했다고!

그는 우윳빛깔의 새하하하얀 얼굴에 아주 부드러운 연한 갈색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부드러운 곱슬에. 눈도 부드러운 갈색이었던것 같다. (참고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유럽사람들처럼 생겼음). 그는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고 또 좀 마른 편이어서 소년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는 쉬는 시간에 그의 클래스룸 밖의 복도에 친구들과 서있곤 했는데, 항상 벽에 등을 기대어 서있던 그는 한쪽 다리를 접어 발로 벽을 밀고 서있곤 했다. 햇볕을 받으면 그의 얼굴과 머리카락은 더욱 더 부드러운 색깔을 띄었었고 빛이 났었다. 그렇게 그는 부드러운 커피우유같은 남자애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내가 이렇게 쓰니까 꼭 내 얘기 하는것 같은데, 절대 아니오. 난 그냥 그 시간들의 산 증인일 뿐이오. 왜냐. 내 시스터가 멀리서 그를 체키라웃할때면 항상 내가 먼저 체키라웃을 해줬으니까. 또 그 복도 앞을 지날때면 내 시스터는 나의 팔을 꼭 쥐고는 내 등뒤로 빨개진 얼굴을 감추곤 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내 시스터보다도 내가 더 그를 많이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암튼 내 기억에 너무 선명한 그다.

그리고 조금전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페북에 들어갈 있이 있었댄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생각이 났댔다. 그래서 서치를 해봤댄다. 그랚더니 역시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거지. 첫번째로 딱 뜨더랜다. 헉.

전화를 끊고 페북에 들어가 확인했다.

난 그를 못알아봤다. 그녀가 그를 어떻게 알아봤는지가 신기할 정도였다. 그는 나이를 먹었고, 살이 (굉장히) 많이 쩠고, 덥수룩한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되있었다. 와이프와 애들 둘이 보였는데, 내가 그를 알아봤던 유일한 이유는 그 아이들에게서 그때 그의 모습들을 봤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다시 했다. 그녀는 충격을 많이 받은듯 했다. 그녀는 지금까지도 그의 얘기를 가끔씩 했었다. 그만큼 그는 항상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아름답고 풋풋한 첫사랑이었는데, 그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이렇게 쉽게 페북에서 찾은것 등등 복합적인 충격인듯 했다. 실망보다는 복합적이었으리라. 그래도 어렸을때의 모습이 남아있다고 하는걸 보면. 난 하나도 못찻겠더구만.

여기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이 교훈을 떠올려야 한다.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남겨둘것. ㅋ

그리도 이제 내가 왜 지금 멍한지를 얘기해 주겠다.

전화를 끊고는, 그래? 그렇게 페북에서 사람 찾기가 쉬워? 그러며 나도 갑자기 이사람 저사람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헉… 나의 첫사랑은 아니지만 내 연애사에서 유일하게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그의 사진을 다른 사람의 페북에서 우연히 본것이다.

나는 연애할때 항상 모든걸 다 쏟아부어 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끝나면 후회도 없었고, 미련도 없었고, 친구로 지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어디 연애할때의 이별이 아름답던가. 좋게 끝난다는게 있기나 하던가. 난 아직도 옛애인은 생판 모르는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오.

그러데 그는 많은 시간이 흐른후 내 연애사의 익셉션으로 남았으니, 바로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다. 그냥 시간이 지나니까 그와의 기억은 좋게 남았을뿐. 다른 놈들과는 달리 잘 살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것뿐. 가끔 생각나며 결혼은 했나, 애들은 있나, 쪼오끔 궁금할뿐. 그리고 그때 우리 참 좋았어 하고 미소 지을수 있을뿐.

그런데… 내 연애사에 굵은 획을 그으며 익셉견을 만들어낸 그의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진짜로!

어려운 한국이름도 아니고 영어 이름인데. 몇개 하다보면 하나 걸릴만도 한데. 근데 아예 모르겠다. 와… 이거… 내일이면 생각날까?

당신이 다시 당선되어 무지무지 기쁩니다. 사기꾼같은 롬니가 당선될까봐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얼마나 가슴졸였던지요. 당신의 태생이나 인종문제로 태끌거는 사람들은 과감히 무시하고 당신이 항상 말하는 희망으로 이 나라를 다시 한번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4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허리케인 샌디

월요일부터 없던 전기가 조금전에 들어왔다.
히터도 나오고 뜨건물도 나온다.
햐… 너무 감동적이다…

엄살 타임

금요일 밤부터 아프기 시작해 주말 내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주말이었다. 오늘 일까지 땡땡이치고 푹 쉬고 나니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든다.

처음엔 그냥 알러진줄 알았는데 감기였나보다. 아니,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태껏 이런 식으로 알러지를 겪어보진 않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도 겪는다고 한다. 열나고, 편도선 붓고, 코 막히고, 힘 없고. 이틀만에 휴지 두루마기 하나가 비닐 봉지속으로 들어가 산처럼 쌓이는 동안 내 코 밑은 빨갛게 부어 올랐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아파보는것 같다.

오늘 저녁은 남편이 끓여준 나가사키 짬뽕으로 때웠다. 난 그거 처음 먹어보는데 좀 맵긴 맵나보다. 난 지금 아무 맛도 못 느끼는 상태라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냥 주니까 먹었는데, 먹는 도중 땀이 약간 난걸 보면 좀 매운맛인긴 한가 보다. 나중에 입맛이 돌아와서 먹어보면 무슨 맛일까 궁금하다.

뭘 먹어도 아무 맛도 못 느끼는 지금의 상태가 좀 재미있긴 하다. 낮엔 약을 먹기 위해서 밥을 조금이라도 먹었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있는 반찬들과 조금 먹었다. 밥. 오징어채. 두부조림. 총각무. 그리고 김. 밥은 현미가 섞여서 약간의 씹는 맛이, 오징어채는 좀 질긴 맛이, 두부조림은 좀 부드러운 맛이, 총각무는 아삭아삭한 맛이, 김은 바삭바삭한 맛이 났다. 그렇게 먹다가 중간부터는 그 맛들을 상상하며 먹었다. 그리고는 맛을 상상하면서 먹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혼자 조금 웃었다.

내 착한 남편은 내가 아픈동안 빨래, 청소, 식사, 설겆이 등등 집안 일들을 다 해치웠다. 거기다가 내 심부름들도 군말없이 다 해주었다. 물좀 갔다달라, 약좀 갔다달라, 뜨거운 티가 마시고 싶네, 차가운 오렌지쥬스가 마시고 싶네, 춥네, 덥네… 그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니까 괜히 응석을 부리고 싶어서 더 부려 먹은것 같기도 하다. 웃긴건 그가 내게 이불을 덮혀주고, 양말을 신겨주고, 중강중간 뽀뽀를 해주고 갈때면 어렸을때 엄마한테 느꼈건 무언가를 느낀다는거다. 원래 울 집에서는 누가 아프면 그냥 자게 놔두고, 약 필요하냐 정도만 물어볼뿐 서로 서로 크게 신경을 안썼거든. 내가 아아주 어렸을때라면 모를까, 왠만큼 큰 이후로는 울 엄마도 나 아플때 이렇게는 안해준것 같은데. 암튼 그렇게 내 남편에게서 엄마의 향기가 난다… 라고 쓰고 나니 더 웃기네. 풉.

혼자 이렇게 블로그에 뭘 쓰면서 키득키득 웃는걸보니 이젠 다 낫나보다. 이젠 엄살타임도 끝난듯. 은근히 아쉽네. 쩝.

내일은 다시 일을 나가서 내가 없는 동안 울 회사가 망했는지 안 망했는지 확인해봐야 겠다.

 

 

그냥 지나칠수 없는 어젯밤 꿈 이야기. 내 원 참 기가 막혀서. 왜 그런 꿈을 꿨을까. 내 이거 참. 허허허.

그러니깐… 다는 기억이 안나고… 기억 나는것만 쓰자면…

거 왜, 매튜 맥커너히라고 아실랑가 모르겠네. A Time to Kill 이라는 영화에 변호사로 나왔던. 그 후덥지근한 미시시피의 습기때문에 땀으로 흠뻑 젖은 셔츠를 입고 열심히 변호하는 모습이 굉장히 섹시해보였던. 그러나 실제로는 성격이 대따 드러울것같아 굳이 개인적으로 알고 싶지는 않은.

내가 어젯밤 그와 아주 찌인한 연애를 했소이다. 음하하하.

난 무슨 크고 호화로운 호텔앞을 걍 걸어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 호텔에서 왠 모델같은 여자와 걸어나오던 그가 갑자기 한눈에 나한테 반해서 그 여자를 내팽개치고 날 쫓아 왔다는 말쌈. 그리고는 그는 아주 숙련된 제비처럼 천연덕스럽고 능글능글한 모습으로 날 꼬셨단 말쌈. 그리고 중요한건 내가 거기에 너무 쉽게 넘어갔던 말쌈! 그리고 곧 우린 호텔로 들어가 완전 19금 영화를 찍었단 말쌈! OTL

내 사실 이런 거시기한 꿈은 지금까지 딱 두번 꿔봤는데, 한번은 끔찍하게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였고 (아아아악!!!), 또 한번은 이름은 잘 모르겠고 얼굴만 아는 왠 한국 중년 남자배우 아저씨였는데 (아아아악!!!), 중요한 순간엔 물레방아가 돌거나, 대나무숲이 바람에 막 흔들리거나, 까마귀때가 까악까악 하며 하늘로 날아 오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대충 대충 잘 넘어가 줬었다. 그런데 이번껀 와… 나는야 A급 에로배우. 훗훗. OTL

암튼, 꿈에서도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한 상태였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난 후에 밀려오는 온갖 감정들때문에 정신을 못차렸었는데… 그랬었는데…

내가 또 바람을 폈음! 다른 남자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해리슨 포드였던것 같음). 그리고 그걸 매튜님한테 틀켰음! 아아아악!!!

내가 그 해리슨 포드같던 남자와 한 방에 있긴 있었는데, 난 왠 탁자에 앉아 뭔가를 쓰고 있었고 그때 매튜님이 등장. 꿈에서 난 이 해리슨 포드같은 남자와는 찐한 연애는 하지 않았는데, 내용상으로는 난 그와도 그렇고 그런 사이였음. 왜냐. 매튜님이 나에 대한 집착와 집요함으로 CSI를 넘나드는 추격전 끝에 나의 바람피는 장면을 잡은 거였거덩. 그리고 그는 지금 완전 화났거덩.

아… 그때의 내 심정이란… (먼산)

이건 이미 미안하단 말로는 수숩이 안된다는걸 직감적으로 깨운친 나. 허망함에 차라리 웃고 있는데 그가 오히려 질질 짜며 날 용서해 주겠네, 난 아직도 널 사랑하네, 어쩌고 저쩌고.그리고는 난 다시 그와 호텔방으로 돌아와 저번보다 더 찌인한 19금 영화를 찍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OTL

꿈에서 깬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한참을 멍하니 누워 있었다. 옆을 보니 밤새 신나게 코를 골던 남편은 출근하고 없고. 이 꿈 꾸는 동안 계속 죄책감으로 날 힘들게 했으나 한번도 꿈에는 안 나와준 그가 야속할 뿐이고. (사실 안나온게 다행인것 같기도?) 한참을 멍하니 있자니 결국엔 헛웃음만 나올 뿐이고.

일터에서 나탈리에게 이 꿈 얘기를 해줬을때 그녀는 환호와 함께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는 내가 쟈니 뎁을 배신했다는 아주 가슴 아픈 소견을 남겨주었다.

집에 온 남편에게 이 꿈 얘기를 해줬을때 그는 이야기 내내 자신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궁금해했다.

난 그냥 하루종일 헛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보냈다.